반푸틴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인 알렉세이 나발니.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러시아 정부가 푸틴의 정적으로 알려진 반정부 인사와 관련된 페이스북 페이지 접근을 차단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산하의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Roskomnadzor)이 검찰의 요구로 반푸틴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지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20일(현지시간) 폐쇄했다.
바딤 암페론스키 감독청 대변인은 "검찰이 허락되지 않은 대규모 행사에 관한 웹페이지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폐쇄 이유를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월부터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인터넷 게시물에 한해서 감독청이 폐쇄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시행됐다.
나발니는 푸틴 집권 15년 동안 유일하게 푸틴의 정적으로 거론돼 온 인물로 지난 1월에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대한 대규모 비리를 폭로한 바 있다.
차단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그의 형이 선고되는 내달 15일에 열릴 집회의 참가서명을 받고 있었으며 폐쇄 전 이미 1만2000명의 이용자가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회사 차원의 조사가 착수됐다"면서 "해당 페이지가 삭제된 이후 추가적으로 삭제된 집회관련 페이지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페이지는 러시아 IP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만 접근이 가능하다.
나발니는 지난 19일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로부터 2700만루블(약 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그는 최대 10년형을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한편 이브 로셰 측은 범죄가 일어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09년에도 나발니는 니키타 벨리크 주지사에게 130만루블(약 2400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벨리크 주지사가 나서서 이는 '나발니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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