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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MLB] 300승 투수, 다시 나올 순 없을까

[기타] | 발행시간: 2015.01.07일 16:10

Hall of Famer ⓒ gettyimages/멀티비츠

2015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발표됐다.

페드로 마르티네스(91.1%)는 디지 딘(150) 샌디 코팩스(165) 대지 밴스(197) 밥 레먼(207) 돈 드라이스데일(209)에 이어 6번째로 적은 승수(219)로 기자 투표를 통과했으며(코팩스 첫 해 86.9%), 213승 154세이브의 존 스몰츠(82.9%)는 197승 390세이브를 기록한 데니스 에커슬리(82.3%)의 뒤를 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아슬아슬하게 75% 통과 기준을 넘지 못했던 크렉 비지오(74.8%)는 세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82.7%).

또 하나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스물네 번째 300승 투수' 랜디 존슨의 득표율이었다. 존슨은 97.27%(534/549)를 얻음으로써 1년 전 97.19%(555/571)를 기록했던 그렉 매덕스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8위이자 톰 시버(98.84%)와 놀란 라이언(98.79%)에 이은 투수 3위 득표율이다. 존슨의 이번 득표율이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어쩌면 그가 마지막 300승 투수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300승 투수는 24명. 3000탈삼진 투수(16명)보다 8명이 더 많으며, 3000안타(28명)와 500홈런 타자(26명)에 견주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 후보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Decade 별 300승 달성자

1880년대 : 1명 (개빈)

1890년대 : 4명 (키프 웰치 래드번 클락슨)

1900년대 : 2명 (니콜스 사이영)

1910년대 : 2명 (매튜슨 플랭크)

1920년대 : 2명 (존슨 알렉산더)

1930년대 : 0명

1940년대 : 1명 (그로브)

1950년대 : 0명

1960년대 : 2명 (스판 얼리윈)

1970년대 : 0명

1980년대 : 5명 (페리 칼튼 시버 니크로 서튼)

1990년대 : 1명 (라이언)

2000년대 : 4명 (클레멘스 매덕스 글래빈 존슨)

1890년에 데뷔한 키드 니콜스(통산 361승)가 1898년까지 첫 9년 간 기록한 연평균 성적은 <50경기 45선발 32완투 31승>이었다(연평균 406이닝). 니콜스는 1900년 만 30세의 나이로 최연소 300승 투수가 됐다.

하지만 니콜스의 시대(1890~1906)는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1893년 전까지 투수판과 홈 플레이트 간 거리는 지금의 60피트6인치(18.44미터)가 아닌 50피트(15.4미터)였으며, 1903년이 되어서야 마운드 높이가 15인치(지금은 10인치)로 통일됐다(그 전까지 마운드 높이는 구장마다 제각각이었다). 1890년에 데뷔해 1906년까지 뛴 사이 영(511승)까지, 첫 7명은 현대 야구가 확립되기 전의 규칙들로부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1900년에 데뷔한 크리스티 매튜슨(373승)과 1901년에 데뷔한 에디 플랭크(326승) 1907년과 1911년에 데뷔한 월터 존슨(417승)과 피트 알렉산더(373승)도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 공을 때려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 '데드볼 시대'를 보냈기 때문이다(매튜슨과 플랭크가 1920년 라이브볼 시대 시작 전에 은퇴한 반면 존슨과 알렉산더는 경력의 절반만 데드볼 시대에 포함된다). 투수에게 끔찍했던 1930,40년대를 보낸 투수들 중 300승 달성자는 레프티 그로브(300승)가 유일하다(그로브를 역대 최고의 좌완으로 꼽는 이유다).

1980년대에는 300승 달성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게일로드 페리(1982년) 스티브 칼튼(1983년) 톰 시버(1985년) 필 니크로(1985년) 돈 서튼(1986년) 그리고 1990년에 성공한 놀란 라이언까지. 이들은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투고타저의 시대'를 만끽했으며 197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4인 로테이션 시대를 소화했다. 또한 이 시절 시 외곽의 넓은 부지에 지어진 다목적 구장들은 도심의 좁은 부지에 위치했던 이전 구장들에 비해 홈런을 때려내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1970년대 에이스들의 활동 시기

페리 (314승) : 1962~1983

니크로(318승) : 1964~1987

칼튼 (329승) : 1965~1988

서튼 (324승) : 1966~1988

라이언(324승) : 1966~1993

시버 (311승) : 1967~1986

1980년을 전후로 5인 로테이션이 정착되고 1990년에 불펜 혁명이 일어나면서 선발투수가 승리를 가져가기가 대단히 힘든 지금의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로저 클레멘스(2003년) 그렉 매덕스(2004년) 톰 글래빈(2007년) 랜디 존슨(2009년) 네 명의 달성자가 2000년대에 등장한 것은 이들이 모두 괴물이었다는 결론을 내려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비록 이 중 한 명은 비겁한 방법을 사용했지만).

1990년대 에이스들의 활동 시기

로켓 (354승) : 1984~2007

매덕스(355승) : 1986~2008

글래빈(305승) : 1987~2008

존슨 (303승) : 1988~2009

하지만 지금은 10년 전보다도 훨씬 어려운 환경이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에이스들에게조차 '7이닝'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06년 요한 산타나가 완봉승 없이(1완투), 2007년 제이크 피비가 한 번의 완투도 없이 사이영상을 차지함으로써 '완투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간, 무려 42번의 완투를 한 로이 할러데이는 시대의 돌연변이였다. 2위 클리프 리 24완투. 3위 사바시아 21완투). 이제 메이저리그 팀들은 동점 상황에서도 한계 투구수에 다다른 에이스를 고민하지 않고 교체한다. 더불어 감독이 투수 교체를 위해 올라갔다가 혼자 내려오는 장면도 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롱런하는 투수들이 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실제로 팀 승리에서 차지하는 선발승의 비중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로이 할러데이가 2010년 21승, 2011년 19승을 따내자 <빌제임스핸드북>은 34세 시즌까지 통산 188승을 올린 할러데이의 300승 달성 가능성을 49%로 예측했다. 그러나 할러데이는 이듬해 11승, 그 이듬해 4승에 그친 후 203승으로 은퇴했다. CC 사바시아가 2011년까지 거둔 승수는 할러데이보다 12승이 적은 176승. 하지만 사바시아는 할러데이보다 네 살이 더 어렸다. 176승은 매덕스(165승)와 클레멘스(163승)가 30세 시즌까지 거둔 승수들보다도 많았다. 특히 사바시아는 양키스 입단 후 첫 3년 간 59승을 따냄으로써 300승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사바시아는 2012년부터 정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했고 이후 3년 간 3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빌제임스핸드북>에 따르면 2011시즌까지만 해도 48%에 달했던 사바시아의 300승 가능성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벌랜더와 그녀 ⓒ gettyimages/멀티비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78승(연평균 19.5승)을 따내며 29세 시즌까지 124승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저스틴 벌랜더(31세 152승) 역시 300승 후보로 꼽을 만했다(빌제임스핸드북 계산 37%). 하지만 벌랜더는 이후 두 시즌에서 13승12패 3.46과 15승12패 4.54에 그쳤고 이제 달성 가능성은 12%로 낮아졌다. 이들 외에도 로이 오스왈트(163승) 요한 산타나(139승) 브랜든 웹(87승) 등이 예상보다 빨리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왔거나 유니폼을 벗었다.

그렇다면 25번째 300승은 과연 누가 될까. 마이크 무시나가 270승, 제이미 모이어가 269승, 앤디 페티트가 256승으로 은퇴한 후 현역 다승 1위는 214승의 팀 허드슨이다. 그러나 내년 올스타전이 되면 만 40세가 되는 허드슨은 내년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14년 연속 '10승 200이닝'을 달성한 마크 벌리는 35세 시즌까지 199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 6년 간 13승을 넘긴 적이 없는 벌리가 300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3승 시즌을 8년 더 추가해야 한다.

19살에 데뷔한 펠릭스 에르난데스(28)는 28세 시즌까지 125승을 따냈으며, 롱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구속 저하 문제를 체인지업을 통해 극복했다. fWAR이 4년 연속 증가했을 정도로(2011년 4.7, 2012년 5.9, 2013년 5.8, 2014년 6.2) 에르난데스는 최근 투수들의 이른 하향세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물방망이 구단인 시애틀 소속이라는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같은 기간 최다인 117번의 '7이닝 이상, 2자책 미만' 경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41%에 해당되는 48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117경기 69승). 같은 조건에서 벌랜더가 승리를 놓친 경기가 24%(83경기 63승)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불운인 셈이다. 만약 벌랜더 만큼 승운이 따랐다면 현재 에르난데스는 통산 125승이 아닌 145승을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애틀 타선에 대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에르난데스의 불운은 최소 2019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300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는 누구일까. <빌제임스핸드북>에 따르면 클레이튼 커쇼(26)다.

300승 달성 가능성 순위

1. 클레이튼 커쇼 : 31%

2. 펠릭스 에르난데스 : 26%

3. 제임스 실즈 : 16%

4. 저스틴 벌랜더 : 12%

5. 맥스 슈어저 : 9%

5. 존 레스터 : 9%

5. 데이빗 프라이스 : 9%

8. 애덤 웨인라이트 : 8%

9. 마크 벌리 : 6%

3000안타 달성 가능성 순위

1. 애드리안 벨트레 : 94%

2. 미겔 카브레라 : 81%

3. 앨버트 푸홀스 : 73%

4. 스즈키 이치로 : 71%

5. 로빈슨 카노 : 40%

6. 알렉스 로드리게스 : 33%

7. 호세 알투베 : 26%

8. 마이크 트라웃 : 24%

500홈런 달성 가능성 순위

1. 데이빗 오티스 : 97%

2. 애덤 던 : 96% (은퇴)

3. 미겔 카브레라 : 91%

4. 애드리안 벨트레 : 35%

4. 지안카를로 스탠튼 : 35%

6. 마이크 트라웃 : 30%



클레이튼 커쇼 ⓒ gettyimages/멀티비츠

2011년 21승 이후 2년 간 에르난데스 못지 않은 불운에 시달렸던 커쇼는(2012년 14승9패 2.53, 2013년 16승9패 1.83) 올해 부상으로 2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21승을 따냈다. 1985년 이후에 데뷔한 투수들 중 26세 시즌까지 98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단 세 명, 사바시아(100승)와 에르난데스(98승) 그리고 커쇼다(클레멘스 95승, 매덕스 95승, 글래빈 73승, 존슨 24승). 홈구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콜로라도를 제외하면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던 다저스는, 프런트진 교체 후 공격보다 수비를 더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거액의 중계권을 20년이나 확보한 상황에서, 적어도 커쇼가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수준급 공격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런 커쇼조차 300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0승 시즌을 10년이나 더 만들어내야 한다. 올해와 같은 모습을 36세 시즌까지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1950년 이후에 데뷔해 은퇴한 투수들 중 '26세 시즌까지 98승'을 거둔 투수는 14명이었다. 하지만 페르난도 발렌수엘라(통산 173승)와 드와이트 구든(통산 194승)을 포함해 이들 중 300승을 달성한 투수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만약 커쇼마저 실패한다면 300승은 '전설 속의 드래곤'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한때 300승은 명예의 전당 투수의 상징이었다(실제로 지금까지 기자 투표를 통해 들어간 선발투수 35명의 평균 승수는 286승이다). 하지만 올해 페드로 마르티네스(219승)를 시작으로 커트 실링(216승)을 거쳐 로이 할러데이(203승)까지 입성에 성공하게 되면 명예의 전당의 다승 기준은 200승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다승보다는 'WAR 80' 같은 새로운 기준이 더 설득력을 가질지도 모른다.

김형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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