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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우유를 채소밭에 뿌리는 이유가…

[기타] | 발행시간: 2015.01.12일 14:08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뿐만 아니라 원유(原乳)도 마찬가지다.

중국내 주요 도시에서 우유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유가공업체의 원유(原乳) 수매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낙농가들이 그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내 적지 않은 낙농가들이 우유를 버리거나 젖소를 도축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현재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만연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로 허난성(河南省) 신샹시(新?市)에서는 지난 9일 낙농가들이 채소밭에 물 대신 우유를 주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곳 낙농단지에서는 매일 1톤의 원유를 하수도를 통해 버린다고 한다. 산둥성과 허베이,네이멍구,헤이룽장 등지에선 이미 흔히 벌어지는 일상이 되었고 광둥 등 남부지방까지 확산되고 있다. 영세 낙농가들은 팔지 못하는 잉여 우유를 양돈가에 헐값으로 팔거나, 농토에 버린다. 중국의 많은 낙농가들이 그 어느해 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 낙농가‘대박’을 기대했지만...

지난 2013년 말, 우유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중국내 낙농가들은 드디어 한 몫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낙농가들은 ‘물이 불어나면 배도 올라간다’(水漲船高)는 생각에 사육 두수를 늘리면 수익도 자연 올라갈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들여 앞다퉈 젖소를 구입했다. 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무더기 우유 재고로 상황이 돌변했다. 우유 수매가도 덩달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젖소 사료나 인건비 등 생산 단가는 오히려 올랐다.

실제로 지난 2014년 2월부터 생우유 가격이 10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1% 나 떨어졌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482개 생우유 고정 관측 지점의 1~9월 사이의 가격 조사 결과, 우유 값은 kg 당 4.26 위안(한화 748원)에서 3.84 위안(한화 674원)까지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새해 들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5년 1월 첫째주,전국 주산지 생우유 가격은 kg 당 3.67 위안(한화 6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4%나 폭락했다.동시에 유가공업체는 우유 생산량을 축소했다. 실제로 허베이성(河北省) 정딩현(正定?)의 많은 유가공 업체들은 지난해 말 하루 원유 수매량을 11.6 톤으로 제한했고 이 때문에 하루 1톤의 우유가 농수로에 버려졌다.



■ “국내외 유가공업체 협공에 못 견뎌”

사실 지난 2009년부터 낙농가가 우유를 폐기하고 젖소를 도축하는 현상은 계속돼 왔다. 중국에서 해마다 퇴출되거나 낙농을 포기한 농가는 10만 가구가 넘는다. 이렇게 농가들의 경영난을 겪는 이유는 우유 판매 부진 뿐만 아니라 중국내 대형 유가공업체들이 유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직영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 때문에 영세 낙농가의 판로가 대부분 단절됐다. 중국내 최대 유가공 업체인 멍니우(蒙牛)는 지난 2013년 말 부터 이미 8개의 대형 직영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 원유(原乳)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적지 않은 유가공업체가 원가 절감을 이유로 저가의 수입 분유를 선택하고 있다. 가격이 매우 낮아 제조 원가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영세 낙농가의 원유 수매를 축소하면서 원유 가격은 계속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우유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이런 현상이 단기간 내에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반면 해외 수입 우유의 점유율은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어서 영세 낙농가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농가들은 이번 겨울을 견디지 못하면 목장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국 낙농가 공멸 위기감 고조

중국 농업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유 판매난을 덜어주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공 업체에 수매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우유업계에서는 현재의 우유 파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믿고 있다. 2008년 멜라민 파동의 영향이 컸다. 중국산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자국산 신선 우유에 대한 품질 테스트와 안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호주와 9년 만에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중국으로선 발등의 불이다. 중국은 호주와의 FTA를 통해 호주 우유 낙농제품에 대해 협정 발효 후 4년부터 11년 내 현재 최대 11%인 수입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호주 FTA 타결로 뉴질랜드 우유에 이어 호주 우유의 파상 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자국의 낙농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 우리 낙농업계 현주소는?

우리 낙농가의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원유생산 과잉과 수요 감소로 국내 우유 재고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중국 수출도 막혀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우리나라에서 130℃ 이상 초고온 살균법을 이용해 만든 우유의 유통기한이 자국 우유보다 긴 것 등을 문제 삼아 국내우유 업체들의 수출 등록을 보류하고 있다. 사실상 막고 있는 셈이다.

유가공업체들은 이후 7월부터 중국 수입검역 당국이 국내 유가공업체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기대해왔지만 해를 넘겼다. 중국측 실사단의 방문은 중국내 낙농가의 상황과 맞물려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리적 잇점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흰 우유가 중국에 아직 발을 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부 국내 우유업체는 흰우유 수출이 차질을 빚자 칼슘을 첨가한 강화유로 수출 장벽을 뚫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만큼 국내 사정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 중국은 중국대로 수성에 나서는 모양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거대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해 보인다.

오세균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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