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침체와 위안화 강세 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지난 3월 예상외 무역흑자를 냈다. 중국이 ‘깜짝 무역흑자’를 냄에 따라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도 급속히 수그러들 전망이다.
중국 해관총서는 3월에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1656억달러, 수입은 5.3% 늘어난 1603억달러를 기록, 53억5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고 10일 발표했다. 그러나 3월 수출입총액인 교역량은 3259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7.1% 늘어나는 데 그쳐 정부 목표치(10%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수출입증가율이 크게 둔화됐지만 이날 수치는 시장의 기대 이상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수출증가율이 7%에 그치고 수입은 9% 증가해 소폭의 무역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예상을 깨고 3월 무역흑자를 낸 것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166억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3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8%나 증가했지만 수입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최대 시장인 유럽에 대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1.8% 줄었다.
중국은 3월 무역흑자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도 6억7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155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지만 1분기에는 10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무역흑자는 중국 경제가 소프트랜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우하오(周浩)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가 중국 경제에 대해 과도하게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며 “무역흑자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예상(8.4% 안팎)보다 높은 8.6%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출입증가율이 여전히 부진한 만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취훙빈(屈宏斌)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예상보다 늘지 않은 것은 내수 특히 투자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완화된 통화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일 1분기 GDP와 3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후에야 정부 정책 방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