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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압구정백야’, 한복이 웃겨? 불쾌한 중전 백옥담

[기타] | 발행시간: 2015.03.19일 06:55

[OSEN=표재민 기자] ‘압구정백야’가 어디 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기괴한 인물들을 배치해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했다. 친구들 모임에 한복을 입고 나가 ‘중전 마마 코스프레’를 하는 백옥담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며느리에게 다이아몬드 3캐럿을 선물했다는 이유로 실성한 듯 물건을 깨부수는 시어머니까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이 배치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 108회는 언제나 그랬듯 처음부터 끝까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혀를 끌끌 차게 되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주인공보다 많은 분량과 강한 존재감으로 ‘압구정선지’라는 별명을 얻은 작가의 조카 백옥담이 어김 없이 욕을 먹었다. 백옥담이 연기한 육선지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위해 미용실까지 가서 쪽진 머리를 하고 커다란 비녀를 꽂았다. 마치 촌스러운 사극을 보는 듯 했다.

심지어 예복인 당의를 입고 친구들 앞에 나선 후 “어른들이 다리 내놓고 다니는 것 안 좋아하셔서”라면서 한복을 입은 이유를 설명했다. 고운 한복도 선지의 밉상 행동에 마치 웃기려고 입은 듯한, 특이하게 보이기 위해 한복을 이용한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평소에도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설파하기 위한 장치였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허나 이날 방송의 맥락을 보면 선지가 한복을 입은 것은 그런 긍정적인 의상 문화를 형성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 선지가 결혼을 잘 했다는 거드름을 피우기 위한 수단이자, 드라마 전체적으로는 특이하게 보여 시선을 빼앗기 위한 얕은 장치에 불과했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한없이 불쾌했다.

한복을 신성시할 필요까지 없겠지만 튀려는 수단으로 작가가 ‘써먹은 것’은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친구들이 “중전마마 같다”라고 칭찬인지 비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던진 것만 봐도 한복 착용의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 독특한 구성의 목적으로 사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이 장면에 대해 격한 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선지 뿐만 아니라 이날 드라마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또 있었다. 오달란(김영란 분)의 과한 분노가 그랬다. 과부 며느리를 보게 된 달란은 아들 육선중(이주현 분)이 김효경(금단비 분)에게 다이아몬드 3캐럿을 선물했다는 이유로 발악했다. 소리를 괴상하게 지르고 물건을 깨부수며 분노했다. 달란의 갈라진 목소리와 흐릿해진 초점은 공포 영화를 보는 듯 소름이 끼쳤다. 사실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분노 장면인데도 임성한 작가는 어떻게 하면 독특하게 담을지 고심한 듯 보였다.

괴성과 어색하기 그지 없는 작위적인 분노 표현은 베테랑 배우인 김영란이 마치 ‘발연기’를 하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식습관 강의를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반복돼 지루함을 안겼다. 모든 시청자가 해박하진 않겠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정보들을 반복해서 쏟아낼 때마다 감복할 만큼 무지하진 않다는 것을 제작진이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동시에 매회 논란을 만드는 이 몰지각하고 뻔뻔한 행보는 안방극장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jmpyo@osen.co.kr

<사진> ‘압구정백야’ 방송화면 캡처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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