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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처럼 착착… 스마트폰·車도 '조립 時代'

[기타] | 발행시간: 2015.06.09일 03:06
[PC·태블릿 시장서 인기 힘입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

구글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 메모리·카메라·스피커 등 원하는 성능 골라 끼우면 돼

자동차·건설 등 전통산업도 저비용으로 다양한 제품 생산할 수 있어 인기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input/output)'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코니센터. 구글 신기술개발팀(ATAP)의 라파 카마르고 연구원이 무대에서 사각형 모양 틀 안에 AP(응용프로세서)·카메라·메모리·스피커 등 부품 5개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작업을 마친 뒤 전원을 켜니 화면에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로고가 떴다.

구글이 개발 중인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ARA)'였다. 아라의 특징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부품을 끼워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많이 쓰는 경우 고화질 카메라를 끼운다거나, 저장 공간이 중요한 사용자는 메모리를 고용량으로 끼우는 식이다.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인 더버지는 "구글의 프랑켄슈타인 폰이 삶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PC부터 자동차, 건설까지 '프랑켄슈타인'화

세계 제조업에서 조립화(모듈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금까지 제조업에서는 맞춤형 생산이 일반적이었다. 특정 제품을 설계하면 여기에 맞춰서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완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하게 고성능 제품을 판매하고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받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최근 산업계에서는 맞춤형 대신 저렴한 조립형 생산이 각광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PC다. 원래 PC는 미국의 델·휼렛팩커드 등에서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모니터, CPU(중앙처리장치), 메모리, 키보드, 마우스 등을 별도로 구매해 조립하는 PC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같은 부품과 모니터 등을 써도 완제품보다 조립형 PC가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태블릿PC 역시 미국 애플의 아이패드가 등장한 지 5년 만에 조립형 제품이 대세가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태블릿PC 시장은 특정 브랜드가 없는 화이트박스(white box)가 점유율 28.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화이트박스란 고객이 주문하면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는 브랜드 없는 태블릿PC를 뜻한다.

대표적인 전통 산업인 자동차와 건설에서도 조립화 바람이 거세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자동차 제조에 레고 블록형 설계(MQB)를 적용했다. 자동차를 차체,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내·외장, 전자장치의 4가지 분야로 나누고, 하위 개념으로 총 30개 부품군을 만들어 생산한다. 섀시, 엔진, 전장부품 등을 레고 쌓듯이 갈아 끼우면서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별도의 생산라인 없이 다품종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컨테이너 수십개를 연결하거나 공장에서 한 층, 한 층 생산해 쌓아 올리는 조립식 건물이 인기를 끄는 중이다.

◇조립의 역습에 위협받는 기존 업체들

조립형 생산의 가장 큰 장점은 저비용·고성능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제품에 따라 새로운 부품과 이에 맞는 생산라인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조립형 생산이나 제품은 기본 틀에다가 필요한 부품·자재만 투입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다. 고객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기능은 빼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업체들에는 조립화 바람이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립 여건만 마련되면 누구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 시장은 한때 미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지만, 조립형 PC가 등장하면서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저가 PC를 만드는 중국의 레노버는 아직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델, 휼렛팩커드 등은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태블릿PC 역시 애플, 삼성전자보다는 화이트박스가 전체 점유율에서는 앞서고 있다. 아라와 같은 조립형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확산되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연세대 김태현 교수(경영학)는 "제조업 분야에서 조립화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더 확산될 것"이라며 "PC에서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서도 혁신적인 경쟁력이 없는 제품은 조립 제품에 밀려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charley@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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