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퇴원 조선족 메르스환자: '완치란 말에 한참 울었죠'-그녀의 이야기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6.25일 07:40
[메르스와의 전쟁]

"中동포 나쁘게 볼까봐 무서웠는데… 대한민국에 감사하고 미안"

격리 전 버스·지하철 타 논란… 중국 동포 간병인, 15일만에 메르스 완치

"이웃들 시선 안 좋아질까 구급차 안 타겠다고 한 것

무단 이탈자 낙인 괴로워 완치란 말에 한참 울었죠

나보다 기뻐해주던 의료진 따뜻한 손길 잊을 수 없어"


"주위 시선이 무서워 구급차도 안 타겠다고 한 중국 동포를 살리기 위해 이렇게 힘써준 의료진과 대한민국에 정말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93번 환자 김모(64)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5일 만에 완치돼 지난 22일 밤 서울 상계백병원에서 퇴원했다. 김씨는 중국 동포로 동탄성심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다 병원을 무단 이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완치 판정받던 날 병상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는 "병이 나았다는 것이 기뻤고, 그동안의 서러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했다. 김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두 아들을 중국에 두고 2008년 한국에 왔다. 이후 한 달 평균 100만원가량 받으며 간병인으로 일했다. 3년 동안은 집도 없이 한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다 2011년부터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서울 금천구 소재 방 한 칸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메르스 발생 당시 김씨는 동탄성심병원에서 폐렴 환자를 간병 중이었다. 이 병실에 15번 확진자가 입원했다. 김씨는 "그 환자가 메르스 환자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다만 그 환자 부인이 '남편이 열이 많이 나는데 어느 병원도 뚜렷하게 진단을 못 해 세 번 병원을 옮겼다'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 환자가 메르스 확진자로 판명됐고, 김씨를 포함한 동탄성심병원 환자와 간병인들은 격리됐다.

이때 동탄성심병원은 구급차로 김씨를 금천보건소로 이송할 계획이었으나 김씨는 혼자 병원을 이탈해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내가 구급차를 타고 가기 싫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안 그래도 중국 동포에 대한 편견이 심한데 구급차까지 타고 가면 이웃들이 더 안 좋게 볼 것이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무단 이탈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구급차를 타기 싫다고 하니 병원 관계자가 '그럼 다른 사람들 알기 전에 (대중교통을 타고) 가라'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 날 몸에 이상 증세를 느껴 서울 영등포구 소재 복지병원으로 다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했다. 김씨는 "집 근처에도 병원이 있지만 중국 동포들이 많이 가는 병원이 편해서 그 병원에 갔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진료를 받으면서도 자신이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동탄성심병원 간병인이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김씨는 "지금은 빨리 말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면서도 "그때는 내가 그 병원(동탄성심병원)에서 일했다고 말하면 진료를 안 해줄까 봐 겁이 났다"고 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혹시 메르스 아닐까요'라고 물었으나 '이 정도로는 메르스가 아니다'는 답이 돌아와 이후에는 메르스일 것이란 의심을 안 했다"고 했다.

김씨는 7일 동안 이 병원을 오가며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증세가 낫지 않았다. 김씨 동료가 이를 금천구 보건소에 말했고, 8일 검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상계백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병원 치료는 창살 없는 감옥 같았다"며 "그러나 내가 메르스 환자인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도망 다닌 사람으로 알려진 게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중국 동포들은 작은 잘못을 해도 더 욕을 먹는다"며 "그땐 그런 시선이 무섭고 겁이 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건강하게 메르스를 이길 수 있었던 건 의료진의 극진한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날 얼마나 무섭던지 눈물이 자꾸 났다"며 "그때 한 의료인이 '나는 장갑을 꼈다'며 손을 만져줬는데 그 손길이 정말 따뜻했다"고 했다. 김씨는 "앉아서 밥 먹을 틈도 없어 서서 밥을 먹던 의료진의 모습, 완치 판정을 받던 날 나보다 더 좋아해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8%
10대 0%
20대 16%
30대 27%
40대 16%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42%
10대 0%
20대 11%
30대 22%
40대 9%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사진=나남뉴스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주역이었던 윤다훈이 이동건과 만나 기러기 아빠 근황을 공개했다. 최근 방송한 SBS '미우새'에서는 윤다훈이 오랜만에 출연해 오랜 인연 이동건과 만남을 가졌다. 윤다훈은 "7년째 기러기 아빠, 할아버지로 지내고 있다. 큰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왜 피해자 행세하냐" 최병길PD, 전처 서유리 저격 '억울하다' 고백

"왜 피해자 행세하냐" 최병길PD, 전처 서유리 저격 '억울하다' 고백

사진=나남뉴스 방송인 서유리와 이혼 소식을 알리면서 충격을 주었던 최병길 PD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19일 최병길 PD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고만 있으려니 내 앞길을 계속 가로막는다"라며 "싸우고 싶진 않지만 내 상황이 너무 좋지 않으니 최소한 방

"술 마셔도 무죄" 김호중, '이창명 음주 사건' 혐의 입증 어렵다 왜?

"술 마셔도 무죄" 김호중, '이창명 음주 사건' 혐의 입증 어렵다 왜?

사진=나남뉴스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국과수에서 음주 소견을 받았음에도 무죄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김호중이 접촉사고를 일으키기 전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먼저 지난 17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에서 올들어 네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미니영화 《결혼등기》가 5월16일 오전 연길한성호텔에서 시영식을 가졌다. 연변영화드라마협회 부회장 김기운이 감독을 맡고 전영실이 극본을 쓴 미니영화 《결혼등기》는 리혼한 부모의 재혼을 둘러싸고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