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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명성높은 사냥군이였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9.28일 09:26
(흑룡강신문=하얼빈) 아버지는 평생 농사를 지으면서도 30여년간 줄곧 쌍열박이 렵총으로 사냥을 했는데 사냥기교가 출중해 아근에 소문이 파다했다.

  당시는 산짐승들이 아주 많은데다 아버지의 사냥술이 남달리 뛰여났기에 종래로 헛탕을 친적이 한번도 없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물오리, 물닭, 기러기 등속을 무더기로 잡아왔고 겨울에는 곰, 멧돼지, 노루, 여우, 너구리, 산토끼, 꿩 등을 닥치는대로 잡아왔다.

  하루는 아버지가 동산에 올라가 노루를 6마리나 쏴눕혔는데 한번에 다 가져올수 없어 한마리만 끌어오고 나머지는 눈속에 묻었다가 이튿날 소발구를 가지고 가 실어왔다. 그런데다 한번은 골안에서 노루떼를 만나 앉은자리에서 4마리나 쓰러뜨려 다시 한번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아버지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사냥을 멈추지 않았는데 그러면서도 종래로 장갑을 끼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이건 다년간 노루피를 장복했기때문인데 노루피는 인삼이나 록용보다 더 훌륭한 보신제라고 했다.

  이러루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자자 욕심이 늑대같은 일본놈들이 아버지를 찾아와 노루를 잡아달라고 청들었다. 아버지는 뭔가를 잠시 생각하다가 그러자고 했다. 그러자 놈들은 좋아서 어찔바를 모르며 무리져 아버지를 따라 산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날 아버지는 노루를 만날때마다 헛총질만 했다. 하여 결국은 노루를 한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놈들은 성이 상투끝까지 올라 야단법석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사람들아, 너들은 기관총을 가지고도 노루를 한마리도 잡지 못하면서 왜들 이렇게 떠들어!?"라고 면박을 주었다. 할말이 없게 된 놈들은 그저 입만 하ㅡ 벌렸다.

  아버지는 겨울이 되면 노루를 수없이 잡아왔는데 쩍하면 친구들을 불러다놓고 노루고기를 한솥 삶으며 처녑과 간으로 새큼하고 얼근한 회까지 만들어 술추렴을 하곤 했다. 그런가 하면 노루고기나 꿩같은걸 동네 상로인들에게 가져다 주기도 했다.

  아버지는 해마다 설대목이 도래하면 얼궈두었던 노루를 소발구에 그득 싣고 현성에 가 팔군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아버지는 사진사를 불러다 놓고 세워놓은 노루를 타고앉아 사냥복차림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주위의 구경군들이 "야, 정말 멋지다!"고 환성을 터뜨려 더욱 장관이였다.

  내가 고중을 졸업하자 아버지는 나에게 멋진 구소련제 사냥총을 한자루 사다주었는데 값이 80원이였다. 당시 교편을 잡고있는 나의 달로임이 고작 36원 50전이였으니 이는 적지 않은 돈이였다. 그후부터 나는 사간만 있으면 사냥길에 나서곤 했는데 이럴 때면 아버지도 나와 같이 산에 올라가 나에게 사냥술을 속속들이 배워주었다.

  한번은 우리가 야산에서 노루발자국을 따랐는데 한동안 지나 아버지가 나를 보고 "얘야, 주의해라. 노루가 곧 나타날거야!"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가 얼마 안가 맞은켠 산비탈의 개암나무숲속에서 노루 한마리가 와작짝 뛰쳐나오더니 새하얀 엉덩이를 들썩이며 쏜살같이 산등성이를 넘어갔다. 찰라 아버지는 총을 들어 '따꿍!'하고 한방 풀었다. 이러자 나는 한심한 생각이 들어 "아버지, 노룬 이미 산등성일 넘어갔는데 왜 총을 쏴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못난 자식, 거기에 가보면 알게 됄거다!"라고 배포유하게 말했다. 내가 부지런히 맞은켠 산등성이에 올라서 보니 송아지 같은 노루가 너부러져 사지를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쏜 총알이 두터운 눈을 꿔뚫고 지나가 노루를 명중한것이 분명했다.

  아버지는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노루목의 혈관을 찾아 칼끝으로 튕겼다. 그러자 선지피가 분수마냥 내뿜었는데 아버지는 나를 보고 피줄을 입에 물고 노루피를 먹으라고 했다. 난생 처음으로 노루피를 먹게 된 나는 어찔바를 몰라 입을 댔다뗐다 했다. 그바람에 나의 얼굴과 옷앞자락은 전부 피투성가 돼버렸다.

  지금 내가 이러루한걸 생각하니 아버지는 확실히 명실공히 명포수였다. 그리고 우리 집식구들이 모두 건강했는데 할아버지는 70년대중기에 82세를 일기로 세상를 떴으니 퍽 장수한셈이다. 이런걸 생각하니 우리가 수십년을 하루같이 산짐승고기를 먹었기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기에 나는 30여년전에 별세하신 아버지가 오늘도 무척 그리워난다. /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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