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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강호동 시대의 종언, 슈퍼 MC는 없다

[기타] | 발행시간: 2015.10.28일 09:02

요즘 유재석은 예전 같지 않다. 파일럿 방영 당시 ‘핵노잼’이라는 반응까지 얻었던 JTBC [튜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정규 편성과 함께 시청률 1.6%(TNMS 기준)를 기록했다. 종합편성채널에 유재석이 온다는 것이 얼마나 핵폭탄 같은 소식이었는지 떠올리면 처참한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프로그램 포맷을 완전히 뒤엎은 KBS [해피투게더 3] 역시 비상체제를 선언했다. 가장 상극처럼 보이던 김구라와 함께 더블 MC를 맡아 주목을 받았던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는 무용하는 딸에게 부상 투혼을 강요하는 어머니, 십 대 후반의 딸에게 막무가내로 스킨십을 시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다뤘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지난해까지로 범위를 더 확장하면, 유재석이 간만에 새롭게 시작했던 예능인 KBS [나는 남자다]가 시청률 부진으로 4개월 만에 종영하기도 했다. 적어도 지난 1년간 새로 도전한 거의 모든 것들에서 ‘유느님’의 아성은 제법 무너졌다.

하지만 또한, 유재석은 여전하다. [슈가맨]에서 유재석은 자기 팀의 바로가 쓴 랩 가사의 욕설이 도마에 오르자 이걸 이따 더블 MC인 유희열에게 들려주겠다며 작은 상황도 놓치지 않고 순발력 있게 살려낸다. [해피투게더 3]에서 지석진의 중국 시장 성공에 배 아파하는 박명수가 “일본이 아닌 중국을 봤어야 했다”고 하자 “형은 애나 좀 보라”며 허를 찌르는 것도 역시 유재석의 몫이다. 그는 여전히 엄청난 순발력과 물 흐르듯 유연한 진행 능력을 지닌 예능 머신이다. 클래스는 물론이고, 폼도 여전하다. 다만 그로서도 왜 지금 원 히트 원더의 슈가맨을 소환해 세대 공감을 이뤄야 하는지 설명하기 어렵고([슈가맨]), 카메라 구도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은 새 세트에서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출 때마다 전현무나 박명수의 얼굴이 찌그러져 나오는 화면을 어찌할 수 없을 뿐([해피투게더 3])이다.

잘못된 기획의 희생양인 걸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유재석 같은 발군의 MC라 해도 모든 프로그램을 ‘하드캐리’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하여 이것은 유재석의 문제가 아니다. 유재석으로 대표되는 전문 예능 MC라는 롤의 문제다. 세금 미납 문제로 1년간 자숙했던 강호동이 다시 복귀한 뒤 맡았던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문제로 고전하다가 종영으로 이어질 때만 해도 이것은 강호동 개인의 슬럼프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실 강호동은 자신이 하던 방식대로 잘했다. KBS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는 여전히 파이팅이 넘쳤으며 KBS [투명인간]에서는 약간의 호들갑과 함께 일반인 출연자에게서 사연을 술술 이끌어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더는 동시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워졌을 뿐이다. 최근 강호동과 네이버TV캐스트 [신서유기]를 함께 했던 나영석 PD 역시 “유재석, 강호동의 능력이 저하된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이젠 그들이 들어간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시청자의 반응에서 증명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더는 어떤 프로그램을 맡든 시청률 20퍼센트는 가뿐하게 넘기던 마술사가 아니다.



단순히 경쟁이 심해져서만은 아니다. 서로 시청률을 쪼개서 나눠야 하는 지난 1~2년 동안에도 가장 뜨거웠던 얼굴은 소위 ‘선수’라 불리는 전문 예능인이 아니었다. 성에 대한 솔직한 담론으로 화제를 모았던 JTBC [마녀사냥]의 가장 큰 수혜자는 영화평론가 출신의 허지웅이었으며, ‘쿡방’의 긴 득세 속에서 최현석, 김풍, 이연복 등의 위상은 엄청나게 높아졌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tvN [집밥 백선생]의 백종원은 일종의 신드롬을 일으켰다. 거의 모든 시리즈가 성공했던 나영석 PD의 예능에서도 이서진, 차승원 같은 연기자들이 기용되어 인기를 끌었다. 이들 예능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기획이 훨씬 핀포인트로 세밀해졌다는 것이다. JTBC 조승욱 CP는 “2000년대에는 MC에게 기대 열린 공간과 포맷 안에서 다양한 버라이어티를 펼치고 PD는 그것을 잘 편집해서 마무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확실한 방향을 잡지 않으면 MC와 윈-윈 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한다. 나영석 PD 역시 “예능이 소재주의로 흐르고 그 소재에 맞는 사람을 데려오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물론 유재석과 강호동처럼 두루 잘하는 일류 MC라면 소재주의 예능도 잘할 수 있다. 다만 프로그램 안에서 MC에게 원하는 능력의 종류가 명확하다면 그런 제너럴리스트보다는 스페셜리스트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유재석은 평균치 자체가 엄청나게 높아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에 준하는 제너럴리스트이지만, 정치를 다루는 JTBC [썰전]에서 김구라만큼 날카롭긴 어렵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강호동이 김성주처럼 중계 같은 진행을 못하진 않겠지만, 어차피 MC가 아닌 셰프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진행에서 굳이 강호동 정도의 거물을 쓸 이유도 없다.

이것은 단순히 앞으로 유재석과 강호동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는 문제가 아니다. 위상은 이미 변했다. 슈퍼 MC의 시대는 끝났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지난 10년 동안 TV 엔터테인먼트를 지배했던 슈퍼 MC, 일인자라는 롤 자체가 이제는 과거의 것이 되어버렸다. 축구 전술의 발전 속에서 더는 지네딘 지단처럼 필드를 지배하는 타입의 플레이메이커가 나오기 어려운 것처럼. 그렇다면 새 시대의 지단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전술을 모색하고 그에 맞는 플레이어들을 발굴하고 배치하는 게 중요해진다. 가령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먹방’ 능력을 검증받은 김준현이 메인 MC 백종원과 탁월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낸다면, 전통 예능 MC에 가까운 이휘재는 둘에게 구박받는 것 외에 별다른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프로그램에 ‘선수’로서의 예능 MC가 꼭 포함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불문율이 앞으로도 유효할까. 물론 여전히 전문 예능 MC들은 현업 PD들에게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이며, 그들의 섭외 유무는 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세상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의 기록들이 증명하는 건, 그 흐름을 외면하지 않고 발 빠르게 움직인 이들이 승리자가 된다는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만든 슈퍼 MC의 시대도 처음에는 뉴 웨이브였다.

글. 위근우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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