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누군지 뻔히 알아도 즐겁다. 가면 안에 감춰진 정체를 충분히 추측할 수 있지만 도통 지루하질 않다. 전에는 알 수 없던 디테일한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때문이다. 이것이 '복면가왕'의 묘미가 아닐까.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는 16대 가왕 자리를 쟁탈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결과는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코스모스)의 압승. 코스모스는 4연속 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모두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날도 다양한 출연자가 등장했지만 코스모스를 위협할 자는 없었다. 에이트 이현으로 밝혀진 상감마마 납시오가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판정단과 청중단은 또 한번 코스모스의 손을 들어줬다. 말 그대로 승승장구다.
이로써 코스모스는 가수 김연우로 밝혀진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와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됐다. 네티즌의 반응 역시 김연우 때와 비슷하다. 코스모스로 추측되는 여가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녀의 목소리와 곡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복면가왕'의 진가는 여기서 시작된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서 가면 속 인물이 누구인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베일에 싸인 채 울리는 노래, 상대에 대한 모든 편견과 판단을 유보한 채 들었던 음악, 그 과정이 주는 즐거움에 있다.
코스모스의 정체를 확신할 수 있는 여러 정황에도 그녀의 선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김연우 때와 마찬기지로 가수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평가 된 이가 새롭게 보여지는 신선함, 혹은 또 다른 평가가 시작되는 즐거움이 '복면가왕' 안에 있다. 코스모스의 선전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 '복면가왕'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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