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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를 어찌할 것인가" …'IS와의 전쟁' 으로 깊어지는 각국 고민

[기타] | 발행시간: 2015.11.20일 08:1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프랑스 파리 테러를 계기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새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은 시리아의 악명높은 독재자 아사드를 축출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파리 테러 이후 서방국가들의 최우선 과제는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척결이 됐다.

그렇다보니 시리아의 반군인 IS와 맞서 싸우고 있는 아사드를 대하는 서방국들의 입장이 복잡한 국면을 맞고 있다. IS와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서방국가와 아사드가 한편이 될 수 있지만, 아사드를 시리아의 권좌에 그대로 놔두고는 시리아의 평화정착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사드를 축출할 경우 자칫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무정부 상태의 혼돈에 빠져들 우려도 있다.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이란 등 관련국들이 깊은 ‘아사드 딜레마’에 빠져 들고 있는 이유다.

축출 위기에 몰려 있던 아사드 대통령은 한숨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서방국가들과 중동 주변국들은 아사드 정권의 유지 여부를 둘러싸고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 등 이슬람 종파의 갈등까지 그 위에 더해지고 있다.

AP통신이 19일 아사드 정권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함수관계를 분석했다. 이 기사를 중심으로 IS의 본거지이기도 한 시리아의 정국 상황을 정리한다.

◇ 아사드는 누구?= 시리아는 40년 넘게 부자세습의 독재정치를 이어오고 있는 독재국가다. 아버지인 하페즈 알 아사드는 1970년 11월 쿠데타로 집권을 했다. 2000년 6월10일 69세의 나이로 그가 사망을 하자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정권을 이어받았다.

2011년 3월 시리아에 불어닥친 ‘자스민 혁명’의 바람이 아사드 정권을 흔들었다. 알 아사드 대통령과 바트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아사드는 군대를 동원해 유혈 진압했다. 시리아의 유혈사태는 결국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발전했다. 내전으로 인해 30여만 명이 사망했다. 인구의 절반은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시리아 난민들의 ‘엑소더스’가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를 덮쳤다.

시리아 집권세력인 알라위파를 포함한 시아파(13%)와 피지배 계층인 수니파(74%) 간 종교 전쟁의 성격까지 더해졌다. 시리아 내전은 강대국들의 대리전과 이슬람 종파간 종교전쟁의 성격도 띠고 있는 복잡 미묘한 전쟁이다.

◇ 미국과 러시아의 상반된 입장= 그동안 시리아의 오랜 우방인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다. 이에 반해 미국과 프랑스 등은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우는 반군세력을 지원해 왔다.

시리아에는 40여개의 반군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수니파 이슬람 반군 연합인 '자이쉬 알 파테(Jaish al-Fateh : 정복군)와 알카에다와 연계한 알누스라전선, 극단이슬람 성향의 '아흐라르 알 샴(Ahrar al-Sham) 등 40여개 반군조직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싸우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자이쉬 알 파테’나 ‘시리아민주전선(Syria Democratic Front)’ 등 이슬람 온건 세력들을 지지해 왔다.

러시아는 지중해 연안 시리아의 항구도시인 타르투스에 해군기지를 두고 있다. 러시아는 중동지역에서 확보한 교두보인 시리아를 통해 얼마간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입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도 일고 있다. 러시아 역시 아사드가 권력을 쥐고 있는 한 시리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리아의 한 야당 인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그동안 반군을 폭격한 배경에는 다른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사드의 힘을 어느 정도 살려주고, 반군의 힘은 빼놓은 뒤 그들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도 시리아에서 이라크나 리비아와 같은 무정부 상태가 만들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고 권력자가 축출된 뒤 혼란이 지속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케리 국무장관은 “우리는 시리아의 헌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사드를 온전하게 내버려 두자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악당 앞세워 악당 제압?=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가요 스페인 외무장관은 18일 아사드를 “(IS에 비해) 덜 나쁜 악당”으로 표현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면, 아사드와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전환기에는 어쩔 수 없다. 루스벨트는 스탈린을 싫어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나치를 물리치기 위해 스탈린과 협상을 했다. 나치가 더 나쁜 악당이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영국군 전 합참의장이었던 데이비드 리처드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휴전이 성립되면 아사드 정권의 군대가 IS와의 전쟁에서 선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IS와의 전쟁을 틈타 아사드가 어부지리를 얻는 걸 원치 않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아사드 축출을 유예하는 것에 대해서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아사드 정권을 과도정부로 인정한 뒤 IS 퇴치의 선봉에 세워야 한다는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아사드 정권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란은 최근 시리아에 추가로 고문단을 파견했다. 특히 엘리트부대 혁명수비대의 지휘관인 카셈 술레이마니 장군이 시리아 현장에서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워싱턴 소재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이자 이란 전문가인 카림 사드자드푸르는 “IS에 대한 분노가 지속되는 한 서방국가들은 아사드 쪽으로 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이란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 그래도 결론은 “아사드 축출”= 아사드를 축출하려는 국제사회의 프로그램은 이미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 중동 등 17개국 외무장관과 유엔 시리아 담당 특사 등 19명은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해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모아진 의견은 ▲늦어도 내년 1월 1일부터 아사드 정권과 내전 당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 ▲과도정부를 6개월 이내에 구성할 것, ▲18개월 이내에 유엔 감시하의 총선을 실시할 것 등 이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앞서 언급한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를 축출하는 일도 과도기에 수행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헌정을 무너트리지 않으면서 아사드를 축출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의 중동연구센터의 시리아 전문가인 조슈아 랜디스는 “아사드 일족과 시리아 정권을 분리될 수가 없는 한 몸이다. 시리아 현 정권은 아사드에 대한 충성파들로 이루어져 있다. 만일 아사드 일족을 제거하면 모든 게 붕괴된다”고 말했다. 다른 누구보다도 러시아와 이란이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이 정말 아사드를 내보낼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끝까지 버티는 아사드= 여러 정황상 아사드가 제 발로 걸어 나갈 것 같지는 않다. 아사드는 자신의 7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1년까지 권력을 내놓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아사드는 지난 18일 이탈리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시리아를 점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정치적 절차도 시작될 수 없다. 테러리스트들을 패퇴시키기 전에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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