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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스타이기를 예전에 포기했다" [인터뷰]

[기타] | 발행시간: 2012.05.05일 09:22
[OSEN=최나영 기자] 배우 배두나는 적어도 최근 몇 년 동안 작품 안에서 가장 매력적인 북한의 여성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하지만 부드럽게, 열정적이지만 침착하게 사람을 대하고 경기를 이끄는 북한의 탁구선수 리분희는 넘치는 카리스마로 흡인력있게 관객을 빨아들인다.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이 공동 연출하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복제인간 역을 맡는가하면, 일본영화 '공기인형'에서는 말그대로 인형을 연기하는 등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었던 배두나가 영화 '괴물' 이후 6년만에 선택한 국내 스크린에 돌아왔다.

1991년 자바 세계선수권 대회 당시의 남북한 단일팀 코리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린 이 영화에서 현정화(하지원)의 라이벌에서 '언니'가 되는 리분희는 현실적인 사람이지만 우리에겐 넘지 못하는 저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상상의 인물'이란 점에서 그간 배두나가 해 왔던 역할들과 닮았다. 한국, 일본, 베를린 등 세계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두나.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활동하며 "거품 없이 살고 싶다"란 것을 더욱 많이 느낀다는 그녀가 그간의 경험에 대해 들려줬다.

- '코리아'의 정화와 분희의 이야기는 남녀의 멜로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리분희가 남자라면 굉장히 멋있을 듯 하다. 여자들이 영화를 보고 분희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가?

▲ 탁구 이야기이긴 하지만 두 여자의 얘기가 멜로같은 느낌이었다. 현정화와 리분희가 라이벌이지만 그것을 염두에 두지는 않고, 정서적으로 다가갔다. 결승전으로 스포츠가 끝났으면, 그 다음의 버스신에서 우리 영화가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가가 나온다.

원래 남자보다는 여자팬이 많다. 내가 캐릭터를 고르는 것을 보면, 내가 좋아 선택을 하는 건데 이상하게 여자들에게 어필하는 게 많더라.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여자니까 나한테 어필하는 작품을 선택해서 그럴 수도 있는 것 같다. '고양이를 부탁해' 같은 것도 내가 좋아서 한 건데 여자팬들이 많고..웃음.

-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 첫 장면. 남한은 은메달, 북한은 동메달을 따고 금메달을 딴 중국 양쪽에서 시상대에 선 장면. 그냥 강렬한 시작을 담은 그 장면이 좋다. 첫 장면이랑 끝 장면이 가장 좋다.

- 영화에서 화장기가 아예 없더라.

▲ '괴물' 때도 그렇고 이번에는 경기 장면, 본격 탁구신이 많아 화장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맨 얼굴에서 나오는 힘을 믿는다. (맨 얼굴의 힘을 믿는다는 것은 외모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것 아닌가?) 사실 외모 자신감은 없다. 하지만 내 얼굴에 만족은 한다. 그러나 맨 얼굴에서 나오는 파워를 믿는다는 것은 맨 얼굴이 내 연기를 도와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느낌. 드라마나 영화를 찍을 때 귀걸이를 하거나 반짝이는 것을 입술에 바르는 것도 사실 안 좋아한다. 시선이 분산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눈빛 같은 걸로 시선이 모여지는 것이 좋다. 화장을 하고 잔뜩 꾸미는 것은 오히려 잡지 화보를 통해서 한다. 그렇기에 영화에서는 좀 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는 편이다.

여배우는 영화 속에서가 아니라 다른 데서 여러가지를 꾸며보고 할 기회가 많다. 굳이 작품에서 욕심내지 않는다. 맨 얼굴이 주는 힘을 운이 좋아서 일찍 발견했다. '플란더스의 개'를 통해서다.

그 전까지 나는 솔직히 N세대 느낌으로 음악프로그램 MC를 보기도 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아이돌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런 패셔너블했던 그 아이를 봉준호 감독님이 화장을 확 다 없애고 다 지우게 하고 하얗고 뽀샤시 하다고 오히려 좀 더 검게 쉐딩을 했다. 그 경험이 내 연기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른다. 대단한 힌트가 됐다. 내게 '영화관'이란 것을 만들어주고 연기를 생각케 한 중요한 작품이다. 그 전까지 사실은 그런 것은 없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꿈꾼적도 없고, 엔터테이너를 즐겼다기 보다는 오히려 좀 하기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왜 나를 이렇게 소비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을 했던 애가 영화배우의 꿈을 꾸게하고, 희망을 심어준 영화다. 이상한 에너지를, 연기 잘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줬다.

- 아직도 그 에너지를 유지하고 있나?

▲ 몇 년전에 잠깐 힘이 빠졌었는데 다시 찾은 것 같다. 너무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대중한테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아티스트가 아니고 대중 예술인인데..하는 그런 갈등이 약간 있었는데 그걸 이겨낸 것 같다. 마음 속에서 약간 넘어섰달까. 그런 고민을 넘어서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 북한 말을 잘 해 가르쳐준 선생님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 선생님이 워낙 많은 배우들을 가르쳤다. 대본을 갖고 '이렇게 따라해 봐'라는 방식이 아닌, 대본 없이 선생님이랑 자유롭게 얘기하는 방식이다. 선생님께서 '너는 그냥 네 말을 하면 될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그게 무슨 말씀이냐고 물었더니, 내 말투 자체가 조곤조곤하게 하는 편인데, 높낮이 강약이 있는게 북한말과 비슷하다고 하더라. 내가 말을 하면 발음이랑 어미만 바꾸면 된다. 금메달을 '굼메달' 이런 식으로 바꾸면 바로 된다고 하더라. 캐치하기 되게 쉬웠다. 북한말이 내 안에 있었다. 하하.

- 일어와 영어, 북한말을 다 섭렵한 것인가?

▲ '공기인형' 감독님이 내게 '귀가 좋다'라고 하시더라. 일본어로도 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서. 귀가 좋은 것 같다고.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는 영국 영어를 주로 썼다. 일어나 북한말은, 언어가 원래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는 문화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 애티튜드 자체가 달라진다. 영어를 할 때는 몸을 들썩 들썩 하고 일어를 할 때는 차분하고, 북한말을 할 때는 도도한 것 같다. 그래서 그 문화가 낯설면 낯설수록 언어는 힘들다.

- 세계적인 톱스타들과 함께 하는 영화는 어땠나?

▲ (엄지손가락). 전생의 복을 타고났다 정말. 서양에서의 첫 작품이 톰 행크스, 수잔 서랜든 , 베니 쇼, 할리 베리 등이라니 장난 아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다 너무 너무 털털하고 정말 우리와 하나 다를 것 없어 놀랐다. 우리 촬영장이랑 똑같다. 어떤 권위적인 것도 없고, 스타 의식도 없고. 되게 편하고 많은 걸 배웠다. 베를린을 다녀와서 좀 더 거품을 빼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영화 찍으러 혼자 갔지만, 휴고 위빙도 혼자오고, 다들 혼자왔더라. 다들 가족처럼 지내며 '으샤으샤' 하고. 그게 너무 편하더라. 베를린이라는 데가 플리 마켓이 많아서 그 곳에서의 나의 주말은 플리 마켓에서 세컨 핸즈(중고품)를 사는 쇼핑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이 중고라고 해서 선입견을 갖는 것도 없고, 편견도 없고 그런 사고방식들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 내가 멋진 사람이면 내가 오천원 짜리 백을 들어도 멋진 거다, 거품을 빼고 살자. 이런 생각이 더더욱 들었다. 특별한 겸헝이었다. 나는 이미 예전에 스타를 포기한 사람이니까, 더더욱 그렇게 살고 싶은 거다. 마음 편하게.

- 한국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할리우드 스타들이 더 소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나?

▲ (끄덕끄덕) 같거나 오히려 더 소탈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극중 함께 탁구 복식조로 호흡하는 순복이 역 한예리를 무척 예뻐했다던데?

▲ 순복이는 처음에 봤을 때 확실히 기억한다. "와. 너 아오이 유우 닮았다" 이랬다. 그 때는 예리가 앞머리 없는 긴 생머리였다. 그런데 순복이가 되니 어느 날 싹둑 바가지 머리를 하고 왔더라. 하하. 한국 무용을 해서 여성스런 선이 굉장히 예쁘고 무엇보다도 목소리가 너무 좋다. 목소리의 매력이 있고 싹싹하고 똑똑하고 독립 영화계의 꽃이고, 안 예뻐할 수가 없다. 내가 북한팀 주장이니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역할도 했는데, 촬영할 때는 나도 모르게 우리팀(북한팀) 애들이 더 예쁘더라. (최)윤영이도 실제로 너무 예뻐하는데 리분희로 분하면 팔이 안으로 굽던 것은 사실이다. 배두나가 아닌 리분희가 되면 예리가 예뻐보이더라. 나도 가끔 아무 계산하지 않고 그 캐릭터가 되면 '그 분이 오실 때'가 있다.

- 배두나하면 짧은 머리가 떠오른다. 머리를 기를 생각은 없나?

▲ 앞으로 길러볼라고. 내가 두상이 동그래서 짧은 숏커트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 하지만 내가 내 자신이 지겨워 질 때가 있지 않나. 지금이 그렇다. 1년에 한 번은 길러 볼라고 한다.

nyc@osen.co.kr

< 사진 > 백승철 기자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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