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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쌍둥이처럼 닮은 눈송이 결정” 눈길

[기타] | 발행시간: 2016.01.29일 16:30
“눈송이는 온도, 습도, 먼지, 바람 따라 모두 제각각” 상식에 도전

눈송이 연구 리브레히트가 실험 장치서 만든 ‘쌍둥이 눈송이’ 선봬



[쌍둥이 눈송이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를 눈송이 연구자 케네스 리브레히트(Libbrecht)의

눈송이 웹사이트(http://www.snowcrystals.com/)에서 볼 수 있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눈송이 결정을 관찰해 자신의 저서 <기상학>에 그 그림을 남길 정도로, 눈송이 결정에 담긴 자연의 질서를 관찰하고자 하는 호기심과 관심은 아주 오래 되었다. 19세기엔 현미경과 카메라를 이용해 눈송이 결정의 자세한 모습을 보여준 사진들이 처음 등장했다. 눈송이 결정에 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눈송이는 구름 속에서 그 씨앗이 생성되고 이후 땅으로 내려오는 동안에도 온도, 습도, 압력, 먼지, 바람 같은 여러 요소들의 혼란스러운 영향을 받아 갖가지의 흥미로운 형상을 빚어낸다. 대체로 ‘육각형’ 결정을 기본형으로 삼아 성장하는 눈송이는 지상에서 관찰할 때에는 매우 다양한 모양을 띤다. 그래서 ‘육각형 결정’을 제대로 갖춘 눈송이를 직접 보려면, 많은 눈송이를 관찰하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왔나 보다.

‘경이로운 질서’ 육각형 눈결정 보려면, 인내가 필요해 (2013. 04. 18)

http://scienceon.hani.co.kr/93848

[유레카] 눈송이 결정 (2009. 12. 17)

http://www.hani.co.kr/arti/SERIES/19/393976.html


그동안 “자연의 눈송이 모양은 모두 제각각이어서 똑같은 쌍둥이가 없다”는 말은 여러 과학 연구에서도 제시되었으며, 실제로도 자연에서 같은 눈송이 결정을 관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져 왔다.



그런데 ‘쌍둥이 눈송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것일까? 자연에서 똑같은 눈송이 결정을 보기는 어려워도, 눈송이 결정을 합성하는 인공적인 실험실 환경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면 “쌍둥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거의 같은 눈송이 결정을 만들 수 있다.


눈송이 결정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널리 알려졌고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눈송이의 비밀> 등의 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인 케네스 리브레히트(Kenneth Libbrecht)는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뉴스 보도에서 ‘쌍둥이 눈송이 결정은 없다’는 상식과 달리 거의 똑같이 생긴 쌍둥이 눈송이들을 선보였다. 그가 실험실에서 만든 쌍둥이 같은 눈송이들(identical twin snowflake)의 멋진 사진들은 그의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눈 결정 예술가(snow crystal artist)”로도 불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정도로 오랜 동안 눈 결정 연구에 매달린 리브레이트 교수는 지난해 3월엔 실험실에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원하는 구조 대로 인공의 눈송이 결정을 만들 수 있는 실험장치를 고안해 공개접근 학술 데이터베이스(arXiv.org)에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논문에서는 그 실험장치의 설계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는 이 실험장치를 이용해 원하는 구조대로 눈송이 결정들을 만드는 과정을 자신의 웹사이트에도 자세히 설명했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눈송이의 씨앗이 되는 작은 육각형 얼음 결정을 많이 만든다.

[2] 이 얼음 결정을 현미경 아래에 있는 기판(사파이어) 위에 올린다.

[3] 기판이 놓인 곳에 습기가 찬 공기를 불어넣는다.

[4] 현미경 위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기판 위 눈송이 결정의 성장을 촬영한다.

[5]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카메라와 연결된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볼 수 있다.

[6] 이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눈송이 결정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이 과정에서,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원하는 구조로 눈송이 결정이 성장하도록 조절하는데, 수증기를 더해 주면 결정이 성장한다. 리브레이트 교수는 “눈송이 결정이 빠르면 15분 만에도 만들어지는데 어떤 경우에는 2-3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접근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올린 논문을 보면, 이런 장치를 통해 눈송이 결정의 성장 과정은 좀 더 자세하고 분명하게 관찰되었다. 논문에 실린 일부 그림들에서는 눈송이 결정의 초기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아래 [그림 1]은 온도가 일정할 때와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화할 때의 눈송이 결정의 초기 모습이 서로 확연히 다름을 보여준다.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화할 때에 거미줄과 같은 결이 형성되었다. 또다른 [그림 2]에서는 눈송이 결정이 성장을 시작할 때에, 모서리처럼 돌출한 부분에서 결정의 확장이 시작됨을 보여준다.




리브레이트 교수는 이처럼 인공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면서 인공 눈송이 결정을 합성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서, 같은 조건을 주었을 때에 나란히 놓인 눈송이의 씨앗에서 거의 같은 모양의 쌍둥이 눈송이가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쌍둥이 눈송이 결정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그러나 둘은 짝을 이뤄 똑같은 모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들을 그 웹사이트의 ‘쌍둥이 눈송이’ 자료방에서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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