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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화협정 공세 실체와 비핵화의 중요성

[온바오] | 발행시간: 2016.03.29일 19:34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1월 6일과 2월 7일 전격 실시된 북한의 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희망의 끈을 가까스로 잡고 있던 우리 정부의 노력을 일거에 허물어뜨리고 말았다. 1970년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 기구인 NPT(핵무기비확산조약)가 생겨난 이후,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NPT 회원국 지위에서 스스로 탈퇴하여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고 있는 국가이다. NPT 체제하에서 용인된 핵보유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를 제외하고 북한은 그야말로 세계 유일의 전무후무한 국제안보 위협자인 것이다.

북한은 이와같이 핵도발을 지속하면서도 이면에서는 과거부터 집요하게 한반도 ‘평화협정’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국제사회의 여론이 북한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때마다 평화협정 카드를 내세우고 있는데,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지금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것처럼 들리므로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한반도에서 언젠가는 이뤄져야 할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북한이 내세우는 평화협정 주장의 논거를 조금만이라도 따져보면, 그들 주장의 허구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남북한 간에 현재의 대결국면을 끝내고, 이를 대체하는 평화협정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이 모두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최소한의 상호간 신뢰회복 조치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백번 양보하여,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강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최소한 NPT 체제를 파괴하는 핵무기 개발 시도는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논리적 허구와 자기 모순적인 정체성은 그대로 덮어둔 채, 미국만을 상대로 ‘평화협정’을 주장하는 것은 그 진정성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한 마디로,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거나 혹은 과거에도 지속되었던,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외교게임에만 몰두하겠다는 북한식 사대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얼마 전 일부 외신 보도에 의하면,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기 직전 미 행정부를 상대로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을 문의하는 외교 접촉이 있었고, 이에 대해 미국 정부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한 의사 교환이 있었던 것처럼 확대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분명하고 성의 있는 선행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한국 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국제사회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현실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평화협정 논의는 있을 수 없다. 한반도 평화 및 통일과 관련한 여하한 논의의 중심에 한국 정부가 있어야 함은 당연한 논리이고, 우리가 스스로 주장할 필요도 없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처한 외교적 고립감과 경제사회적 곤경을 모르는 바 아니나, 더 늦기 전에 그러한 역경을 해결하는 가장 지혜로운 방안은 핵개발을 포기하고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하는데 있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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