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레임덕 늪에 빠진 '선거의 여왕'
[4·13 총선-충격의 새누리]
朴대통령, 공천 개입 등으로 새누리 패배에 일부 책임론
4대 구조개혁 등 동력 잃어… 黨 장악력도 급격히 떨어질 듯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過半) 확보에 실패하자 청와대는 충격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우려하는 탄식도 흘러나왔다.
이번 총선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10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치러졌다. 박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부터 사실상의 '야당 심판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총선 국면에 일정 부분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유승민 의원이 '축출'된 것도 박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정치권에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 역시 선거 결과에 대한 일정 부분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패배는 대통령 본인에게 직접적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초 박 대통령은 총선 이후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다시 밀어붙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상에도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개혁 역시 동력을 잃게 됐다"고 했다.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는 이제 물 건너간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영향력도 사실상 급속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친박들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였다"며 "여당이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이탈하고 각(角)을 세우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정무 라인을 포함한 청와대의 인적 개편도 점쳐진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참모들은 대외적으로 새누리당 예상 의석수를 143~145석 정도라고 하면서도 내심 과반(過半)은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적으로는 박 대통령에게도 그와 같은 내용의 [removed][removed]보고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예측은 빗나갔고 문책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우리가 민심을 잘못 읽은 것 같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이 경제 악화와 경기 침체에 대한 책임을 야당의 입법 지연 탓으로만 돌리는 것에 대해 참모들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였고 이게 지지층도 화나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