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장 부지로 이전한 중국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꺼번에 유해환경에 노출돼 암까지 걸리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 신징바오(新京报)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창저우(常州)외국어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493명에게서 피부염, 습진, 기관지염, 혈액이상, 백혈구 감소 등의 이상 현상이 나타났으며 심지어 일부 학생에게서는 림프 암까지 발견됐다.
창저우외국어학교는 중학교, 고등학교 58개 학급에서 2천8백명 가량의 학생, 직원이 재직 중이며 지난해 9월 신베이구(新北区) 룽후탕가(龙虎塘街)의 새로운 학교 건물로 이전했다.
그런데 학교 이전 이후 학생들에게서 지속적으로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새 학교 부지 근처에 있었던 화학공장의 토지 및 지하수 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 건물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3개의 화학공장이 있었던 부지가 나타나며 이들 부지의 지하수와 토양에서는 독성이 매우 강한 유해물질인 클로로벤젠 수치가 기준치보다 각각 무려 9만4천799배, 7만8천899배나 높았다.
해당 공장에서 일한 직원들은 "공장에서 극독성 살충제를 생산해왔다"며 "공장 측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유독폐수를 배수구를 통해 배출하거나 유독성 폐기물을 지하에 몰래 매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환경 부문이 해당 부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이 부지가 학교를 짓기에는 안전하지만, 이 부지의 토지와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학교 측은 보고서가 나오기 7개월 전부터 이미 교사 신축공사를 진행했다"며 환경 감독관리의 허점을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이같은 상황에 학교 측에 교사를 다른 안전한 지역으로 이전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오염된 토지 부위를 찰흙으로 덮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고 이전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관련 부문은 현재 창저우학교 이전 및 현지 환경오염과 관련해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