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그날 나가지 않아야 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 소용없지만, 만약 그날 밖에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비참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른쪽 신장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세계일보 등 외신들이 전한 어느 남성의 이야기다.
중국 산둥(山東) 성의 한 마을에 사는 리우씨는 지난해 6월12일, 여느 때처럼 트랙터를 몰고 일터로 향했다.
그때 앞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 두 대가 보였다. 그런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좀처럼 트랙터를 비켜 가려 하지 않았다. 잘못하다가는 정면충돌할 위기였다.
리우씨는 운전대를 돌렸다. 그런데 아뿔싸. 방향을 틀던 중 그가 몰던 트랙터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쑤(江蘇) 성 쉬저우(徐州)의 한 병원에 실려 간 리우씨. 그를 본 의사 후씨는 횡격막 탈장, 우측 폐 타박상 그리고 오른쪽 신장 손상 등이 의심된다며 수술을 권했다. 리우씨가 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상하이스트는 “수술 중 리우씨의 오른쪽 신장을 확인한 후씨는 별 이상이 없다는 판단하에 제자리로 원위치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씨는 심장, 폐 전문가지만 비뇨기과 전문가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후씨는 깨어난 리우씨에게 수술이 잘됐다며, 더 치료를 원하면 큰 병원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이야기는 리우씨가 두 번째 병원에 가면서 달라졌다.
CT 촬영 결과, 리우씨 뱃속에 수술 중 쓰인 튜브가 남았으며, 오른쪽 신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황당한 일이었다. 병원 측은 새로운 검사결과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 했는지 그의 추가치료를 거절했다.
난징(南京)의 한 병원에서 또다시 검사한 리우씨는 같은 결과를 받았다. 복부 감염이 의심되며, 오른쪽 신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최초로 수술받은 쉬저우의 병원에 찾아간 리우씨. 후씨는 신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후씨는 책임을 묻는 리우씨의 말에 곧바로 자리를 떴다.
리우씨는 경찰에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소용없었다. 너무 복잡한 사건이며, 공론화할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들과 담판 지으려 했지만, 리우씨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병원 측은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면 알려주겠다”고만 했다. 리우씨는 그 말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달여가 흘렀다. 하지만 그에게 답을 준 사람은 없다.
리우씨는 “내 신장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 없다”며 “다른 병원도 내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쉬저우 병원을 상대로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병원은 마음대로 하라며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라진 리우씨의 신장을 두고 이야기가 많다.
누군가는 병원이 리우씨 몰래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몇몇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이유 때문에 신장이 몸 안에서 사라진 거라고 말한다. 물론 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