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여름 같은 날씨다. 그런데도 점심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춘곤증이 찾아온다. 눈꺼풀은 무거워지고 하품은 쏟아진다. 전날 잠을 푹 잤는데도 그렇다. 오후 2시30분이 쥐약이다. 세수를 하고 잠시 옥상을 걸어봐도 졸린 것은 매한가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2017명 가운데 97%는 "근무시간 중 졸음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오후에 졸린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호주 아들레이드대학의 뇌과학자 피오나 커 박사는 "뇌는 하루에 두 차례 잠이라는 휴식을 취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인간은 ‘항상적인 수면 욕구(homeostatic sleep drive)’와 ‘일주기 각성(circadian arousal)’이라는 두 가지 주요 신체리듬을 갖고 있는데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nap zone)는 이 두 가지 성향을 조정하는 시간대라는 것이다.
커 박사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는다면 수면부족이 야기하는 비슷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이 다량 분비돼 뇌세포 신경재생(neurogenesis)을 막기 때문에 집중력과 기억력, 인지력 등이 떨어진다. 수면부족이 만성화하면 우울증과 심장질환, 당뇨 등을 앓기도 한다.
커 박사는 직장인의 경우 15∼20분만 낮잠을 자더라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커 박사는 "이 정도의 낮잠은 뇌가 재충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20분의 낮잠은 아침에 20분 더 자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또 정신적 활동이나 업무의 실행, 주변에 대한 반응시간, 기분에 있어 낮잠의 긍정적인 효과는 2∼3시간 동안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