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19일 동안 미국 종주를 즐기고 돌아온 중국인 60대 부부의 열정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짐 싸서 떠나는 게 단지 젊은이들만의 특권은 아닌듯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에 사는 첸씨 부부는 앞선 6월7일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낯선 미국 땅에 도착한 부부의 목적은 ‘여행’이었다. 그것도 차 한 대에 의지해서 말이다. 운전은 남편 왕씨가 아닌 첸씨의 몫이었다. 그는 우한 시에서 이창(宜昌) 시까지 닿는 버스기사 경력이 있다.
여행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언어의 장벽이 높았다. 차량 보험과 GPS 장비 대여 등을 두고 현지인들과 말로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들은 마음을 열고 위기를 극복했다. “얼마입니까?” “화장실은 어디있죠?” 등의 표현과 ‘위안화’ 단위를 표시한 쪽지를 일일이 들고 다니며 의사소통의 벽을 허물었다.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던 날, 부부는 GPS 안내 잘못으로 산 중턱에 멈춰 서면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했다. 다행히 그곳에도 부부를 돕는 이가 있었다. 미국의 한 부부가 첸씨와 그의 남편을 발견하고 나가는 길을 가르쳐줬으며, 무사히 호텔에 닿도록 약 60km를 동행했다.
첸씨 부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 이들은 그랜드 캐년에서 만난 쓰촨(四川) 성 출신 소녀가 일행과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기꺼이 하루 동안 일정을 같이했다.
첸씨 부부는 같은달 28일까지 미국을 도는 동안 여행경비로 2만위안을 썼다.
집으로 돌아와 현지 매체와 만난 왕씨는 그동안 싸갖고 다녔던 짐을 모두 꺼내 보여줬다. 이들의 가방에는 침낭과 주전자, 대아를 비롯한 그릇과 미국 지도 등이 담겨 있었다. 부부는 여행가방을 가리켜 ‘보물상자(treasure chest)’라 부르기도 했다.
부부는 이전에도 두 번이나 티베트에 다녀왔다고 했다. 특히 한 번은 티베트에서 지진도 경험했다며 산사태 때 흘러내리는 진흙더미를 마주한 적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종주가 단지 호기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 이들의 모험심에서 우러난 결정이었던 셈이다.
상하이스트는 “첸씨 부부는 내년에 유럽을 탐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