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박장효 기자] 중국 방송부문이 중국판 '나는 가수다'로 새로운 한류스타로 부상한 가수 황치열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류제재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황치열 뿐만 아니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국 요리사 역시 출연분이 삭제당하는 등 향후 중국 내 한류제재가 확산될 우려도 제기됐다.
시나닷컴(新浪), 인민넷(人民网)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황치열이 최근 저장위성TV(浙江卫视)에서 방영된 '도전자연맹(挑战者联盟)'에서 일부 또는 뒷모습만 나오고 정면으로 나온 장면도 모자이크 처리되는 등 통편집당한 데 앞서 지난주 방영된 후난위성TV(湖南卫视)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쾌락대본영(快乐大本营)'에서도 황치열의 출연분이 거의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쾌락대본영' 측은 지난 5일 공식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황치열의 프로그램 내 게임 장면을 게재하고 그의 출연을 홍보했으나 다음날 갑자기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중앙방송(CCTV) 역시 공식 웨이보를 통해 예능프로그램 '딩거룽둥창(叮咯咙咚呛) 시즌2'에 출연하는 황치열의 신곡 '드림 위드 미(중국명 陪我一起作梦)'를 홍보했었으나 현재는 관련 게시글이 지워진 상태이다.
▲ 안현민(오른쪽) 대표가 지난 13일 자신의 웨이보에 게재한 황치열과의 '도전자연맹' 출연 인증 사진.
'도전자연맹'에서 출연분이 삭제당한 것은 황치열 뿐만이 아니다. 이날 방송에는 베이징의 '국가대표 셰프' 쌈(SSAM)의 안현민 대표가 황옌(黄研) 셰프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 역시 목소리와 배만 나오는 등 출연분량이 통편집당했다. 안현민 대표는 최근 텐센트동영상(腾讯视频)에서 방영 중인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의 유일한 한국 셰프로 출연해 현재 웨이보에서 18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하는 등 유명세를 얻고 있다. 안 대표는 "방송국 측으로부터 방송 이틀전에 분위기 때문에 편집을 다시 했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시나닷컴은 '금한령(禁韩令, 한류제재),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황치열의 출연분은 삭제당했지만 둥팡위성TV(东方卫视)의 '파이팅 미소녀(加油美少女)'에 출연 중인 빅뱅의 승리는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으며 씨앤블루의 강민혁도 최근 장쑤위성TV(江苏卫视) '성주가도(星厨驾到)' 녹화를 무사히 마쳤다"며 "'금한령'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는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한령'이 명확하게 시행됐다고 얘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TV프로그램 제작사, 위성TV,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한국연예인을 출연하는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아예 초대를 하지 않거나 초대를 했더라도 만약을 대비해 아예 방송하지 않거나 편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