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버스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하던 동료에게 다가갔다. 이어 가지고 있던 흉기로 그를 살해했다. 달리던 버스는 멈췄고 공포에 질린 37명의 승객들은 버스 밖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는 이미 죽어있는 동료의 몸을 들어 올려 창문을 통해 버스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랑하듯 보였다.
자신의 동료를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남자가 형법상 처벌을 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캐나다 지역 매체는 2008년 캐나다 지역 고속도로를 달리던 `그레이하운드` 버스에서 자신의 동료를 상대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중국 남자 빈스 리가 정신 분열을 이유로 형사상 책임을 피하게 됐다고 23일(현지시각) 전했다.
그가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빈스 리는 "눈 앞에 있는 외계인을 처치하라는 신의 목소리가 들렸다"며 "외계인을 내버려두면 그는 너를 포함해 승객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살해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리는 2~3년을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금지된 채 지역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행동에 제약이 줄었다. 지난주 사법부가 감시만 있다면 도시 인근 지역까지는 나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결한 것.
판결이 나자 일부 사람들이 불안감을 표출하며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특히 리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이같은 결정을 내린 지역 커뮤니티 단체장 크리스 서머빌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말 45분 간 리와 인터뷰를 하며 현재 그의 심리상태를 검사했으며 지난 4년간 2개월에 한 번씩 그를 만나 상황을 체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리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지 않을 그 끔찍한 사건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며 "스스로 자신에게 뇌에 착각을 일으키는 정신분열증세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약물로 환청 증상을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머스는 "리는 이미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한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는 서머스를 통해 "나는 처음부터 외계인을 믿지 않았고 더 이상 환청도 들리지 않는다"며 "매일 기쁜 마음으로 약물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는 피해자의 가족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머스에 따르면 그는 "나는 맥린의 가족들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고 용서를 구하지만 그게 어렵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의 어머니는 "언젠가는 받아들이겠지만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은 이같은 사건이 재발할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라며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적어도 주 정부는 그의 남은 인생을 철저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빈스 리는 중국인으로 2001년 캐나다로 넘어와 2005년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MBN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