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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거대 정유소, 대우조선FPSO 위용 뽐내

[기타] | 발행시간: 2012.05.28일 13:52
지난 25일 찾은 경남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 2010년 12월 거가대교가 개통되며 김해공항에서 자동차로 한시간이면 조선소에 들어설 수 있었다. 거제 앞바다를 낀 조선소 사방을 산이 둘러싸고 있어 400만㎡(130만평)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 야드에는 짙푸른 바닷냄새와 풀냄새가 섞여 있었다.

야드에 들어서자 안벽(기본 건조 작업을 마친 배를 대고 작업하는 시설)에서 건조 작업을 마무리하는 선박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작업 중인 선박 대부분은 그 길이는 족히 300m가 넘는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300m)이 안벽 곳곳에 누워있는 셈이다. 선박의 거대한 크기 때문에 각 안벽은 건설 현장을 방불케 했다.

▲ 옥포조선소 전경

제1도크에는 한 번에 900톤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골리앗 크레인이 유조선 마무리 작업을 돕고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 도크는 기네스북에도 올라가 있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작업자들이 한참 페달을 밟아야 선체 앞에서 뒷부분까지 이동할 수 있었는데,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선박의 꼭대기를 보려면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했다.

차를 타고 해양 플랜트 도장으로 이동하자 거대한 선박 위에 노란색 관이 미로처럼 얹혀진 선박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0년 프랑스 에너지업체 토탈사(社)로부터 수주한 2조1400억원짜리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 off landing unitㆍ부유식 원유 생산저장 하역시설)였다.

▲ 클로브 프로젝트 선박

◆ 해저 1000m서 원유 뽑아 석유로…바다 위 정유소 FPSO

FPSO는 수심 1000m가 넘는 바다 위에서 원유를 뽑아 올려, 이를 저장하고 하역할 수 있는 해양 플랜트다.

현재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이 FPSO는 시추 작업을 수행할 유전지역(아프리카 앙골라 해역) 4곳(Cravo, Lirio, Orquidea, Violeta)의 이름을 따 ‘클로브(CLOV)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클로브 FPSO는 길이 305m에 폭 61m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FPSO는 2014년부터 앙골라 서쪽 해안 수심 1200m 지점에서 원유를 뽑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루 16만 배럴의 원유와 65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고, 아래 선박 부분에는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 소비하는 원유 생산량에 맞먹는다.

FPSO는 수심 1000m가 넘는 바다 위에 떠서 높은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어도 선박이 움직이지 않고 시추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선박 위 한정된 면적에 정제 시설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번 클로브 프로젝트 FPSO에 장착되는 12개 모듈 중 2개 모듈에 장착되는 발전기는 심해에서 원유를 끌어올리고 정제해야 하기 때문에 제트기 등에 사용되는 발전기가 쓰였다. 이 발전기는 하루 거제도 전체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한다.

바다에서 원유를 시추하면 원유와 천연가스, 바닷물, 자갈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데 이를 분류하고 원유를 정제하는 모듈이 장착돼 있다. 150~200명의 작업자가 2~4주 동안 FPSO에 머무르며 작업하기 때문에 바닷물을 끌어올려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드는 담수 설비도 FPSO 내 설치돼 있다.

▲ 클로브 FPSO 선박 위 톱사이드(정제시설)을 올리는 모습.

◆ 유가 급등에 더 깊은 바다로…바닷속 잡아라

FPSO를 수주받아 제작·설계해 시운전까지 완료하는 데 보통 34개월이 걸린다. 오랜 시간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FPSO 1기 가격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지만 최근 유가가 급등하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들며 상선 시장은 좀처럼 위기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가 여전히 세계 선주로부터 일감을 받아오는 것은 일찌감치 해양플랜트 등 비상선 부분으로 체질을 개선한 덕분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형 조선사는 주로 컨테이너 운반선과 유조선, LNG선을 건조했다. 그런데 세계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며 조선 업황이 침체하자 조선사들은 새로운 현금 창출처를 찾아야 했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발전설비 등 육상플랜트와 시추선, FPSO 등 해양 플랜트다.

특히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자 플랜트로 선종을 조정한 국내 조선사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유가가 급등하자 세계 원유 업체들은 20억달러가 넘는 플랜트에 투자해 먼 바다로 나가 원유를 채취해도 수지 타산이 맞아 발주가 이어진 것이다.

이중 대우조선해양은 FPSO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토탈은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에만 3기의 FPSO를 발주했고,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과 일본 최대 석유탐사업체 인펙스(Inpex) 역시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FPSO를 띄우는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깊은 바다 속에 부유식 플랜트를 고정하고 원유를 생산하는 FPSO 아래 해저(subsea)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로브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강백구 이사(해양사업관리팀)는 “FPSO가 20억달러라면, 그 아래 해저시장 규모는 40억~50억달러에 이른다”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독점한 이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조선소들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 Chosun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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