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히사히토 왕손(왼쪽)과 아버지 아키시노노미야(후미히토) 왕자(왕의 계승 서열 2위) (자료사진) © AFP=뉴스1
왕위 계승 서열 3위…아사히 "차량경호 강화해야"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의 왕위 계승 서열 3위 히사히토(悠仁) 왕손(10)이 탄 승합차가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일으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7시40분쯤 사가미히라(相模原)시의 한 고속도로에선 히사히토가 탄 승합차가 갑자기 멈춰선 앞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궁내청(일본 왕실 담당기관) 직원이 운전하던 승합차엔 히사히토와 함께 어머니인 아키시노노미야 히키코(秋篠宮妃紀子)가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고 한다.
히사히토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차남 아키시노노미야(후미히토(文仁)) 왕자와 부인 아키시노노미야 히키코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아키히토 일왕의 장남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에겐 아들이 없기 때문에 현재 '남계남자'(男系男子), 즉 아버지로부터 혈통을 이어받은 남성만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는 일왕가에서 아키히토 일왕 다음의 왕위 승계 순위는 '나루히토-후미히토-히사히토' 순이 된다.
히사히토는 이날 친구들과 등산하러 야마나시(山梨)현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히사히토가 일왕 부부나 왕세자 가족과 같은 수준의 차량 경호를 받았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왕과 왕비, 왕세자 가족의 경우 차량으로 이동할 때 항상 경찰 오토바이와 순찰차가 앞뒤에서 '에스코트'를 하는 데다, 이동 경로상의 교통신호등은 모두 청색으로 바뀌며, 고속도로를 달릴 땐 속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왕세자가 아닌 왕자의 가족이나 다른 왕족은 사적인 외출은 물론, 공무상 이유로 차량을 타고 이동할 때도 경찰 오토바이의 선도 없이 차량 후미에만 경찰 순찰차가 따라붙으며, 그 외 교통신호나 규제상의 편의 또한 제공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궁내청 내에선 히사히토가 아키히토 일왕의 손자 세대 가운데 유일한 남성임을 들어 "만일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일왕 부부나 왕세자가(家)와 같은 경호태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마모토 신이치로(山本信一郞) 궁내청 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는 운전자의 전방 부주의 때문이지 경호태세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다"며 "(왕족의) 경호태세 강화는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 따른 교통규제나 경호태세 강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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