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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입원 2주 넘어가면 병원서 ‘작업’ 들어간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6.01일 10:19

[한겨레21 표지이야기] ‘빅5’ 근무 고참 간호사 좌담회

우리 병원도 ‘조금만 있으면 죽는다’고 한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 숨통도 조이는 의료 상업화 실태 증언…

“중환자실에 미니오디오 넣고 비급여 8만원 더하고”

“환자에게 입원 2주 이후 다른 병원 가겠다는 약속 받아”

거대 병원들이 조금씩 상업화할 때, 병원 내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진찰실과 수술실, 입원실 같은 현장에서는 무슨 변화를 거쳤을까. 일반인이 감지하기 어려운 병원 내부의 사정을 ‘내부자’로부터 들어봤다. 이른바 ‘빅5’ 병원 가운데 4곳의 전·현직 간호사 5명을 초대했다. 모두 10년차 이상 고참 간호사들이다. 좌담에 참여하지 못한 1명의 목소리는 따로 인터뷰를 통해 좌담에 보탰다.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병원은 상업화의 과정에서 안에서부터 곪고 있었다. 그 안에서 동병을 겪는 이들은 상련했다. 은상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좌담의 진행을 맡았다.

이상은(이하 이): 환자 수가 많이 늘었다. 우리 병원 건물을 지을 때 예상했던 규모보다 4배 가까이 많은 환자가 찾아온다. 병원이 정신없이 바빠졌다. 과거에는 외래 환자를 오전 9시30분~오후 4시에 봤다. 이제는 거의 아침 8시부터 진료가 시작된다. 그리고 밤 10~11시까지 문을 연다. 늘어나는 환자들을 보면 끔찍하다.

정소미 (이하 정): 우리도 비슷하다. 아침 외래 진찰 시간이 8시로 빨라졌다. 그렇지 않으면 오전에만 환자 120명을 볼 수가 없다. 의사 선생님이 1~2분마다 1명씩 환자를 봐야 한다. 의사들도 성과를 내려고 그렇게 한다.

이: 의사들도 이제 일하기 싫다고 말한다. 위에서 압박이 오니 할 수밖에 없다. 과마다 실적이 거의 매일 보고된다. 게다가 새로 오는 환자나 초진·재진 환자 등 통계가 달마다 그래프로 나온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박신애(이하 박): 병원에서 입원 기간도 최대한 짧게 한다. 그래야 병원 수입이 늘어나니까. 그러니 문제가 생긴다. 환자랑 보호자는 더 있고 싶은데 병원은 나가라고 하니까. 그러면 원무팀이 나서서 환자를 설득한다. 교수님까지 나서기도 한다.

이: 얼마 전에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 평균 환자 재원 일수가 7.8일이라고. 우리 병원은 중증·희귀병 환자가 오는 곳이다. 그런 환자들은 잠깐 머물다 가는 거다.

민수희(이하 민): 우리 병원은 목표 재원 일수를 6.9일로 잡았다.

김소영(이하 김) 환자가 2주 이상 갈 것 같으면, 2주 이후에 다른 병원에 가겠다는 약속을 미리 받기도 한다. 한번은 자기 환자를 안 보내고 버틴 교수님이 있었다. 부원장님이 직접 나서서 그 교수님을 면담했다.

이: 우리도 병원에 진료협력팀이라는 것이 생겼다. 다른 병원과 연결해주는 팀이다. 환자가 2~3주 간다 싶으면 ‘작업’에 들어간다.

민: 병원에서 사후 관리를 안 하고, 말하자면 ‘단물만 빨아먹는’ 것이다.

김: 중환자실도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다. 내가 있는 동안에도 2박3일 정도에서 당일로 많이 바뀌었다. 중환자실에 오래 있던 환자가 1명 있었다. 뒷배경이 든든해서 못 내보낸다고 하더라.

박: 기부를 하지 않으면 머물기 어렵다. (모두 웃음) 우리 병원에도 6개월까지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 알고 보니 병원에 거금을 기부했다고 하더라. 물론 환자가 무작정 오래 입원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큰 병원에 있으면 다 나을 거라고 인식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수술도 빨리빨리 하게 됐다. ‘데이 서저리’라는 외래 수술장이 1990년대 후반에 생겼다. 그러면서 환자를 아침에 수술하고 저녁에 퇴원시킨다. 안과·이비인후과 등에서 처음 했는데, 반응이 좋다 보니 병원에 퍼졌다. 기술이 좋아진 점도 작용했다.

- 한겨레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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