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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코리아 하청업체의 절규…"같이 잘 살아 보자더니"

[기타] | 발행시간: 2012.06.04일 07:00

우리사회에서 '상생 협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경제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CBS는 상생을 외면하는 대기업의 사례들을 통해 문제점을 제시하고 대안까지 모색해보는 기획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註)대기업들이 부르짖는 상생은 말 그대로 ‘생색’에 불과했다.

SPC그룹의 계열사인 BR코리아는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4.534억원의 탄탄한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10여년 전 “정규직 대우를 해주겠다”며 정직원들을 하청업체 비정규직으로 전직시킨 BR코리아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임금과 복지 등에서 차별하기 시작했다.

최근 "정규직으로 해주겠다"는 노사합의안마저 사측이 오리발을 내밀자 하청업체 직원들은 결국 힘겨운 상경 투쟁에 나섰다.

14년 전 BR코리아에 생산직 정규사원으로 입사한 박 모(34)씨. 2년 뒤인 2001년, 회사로부터 사무직이 아닌 생산직 사원들은 하청업체인 서희산업으로 전직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직원이 300명 이상이 되면 대기업에 속해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데 "나라에 세금을 내느니 그 돈을 직원들한테 주겠다"는 논리를 댔다.

박 씨는 의아했지만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하청업체로 내려가지 않으면 회사를 영영 떠나야했기에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정규직과 똑같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사측의 약속을 굳게 믿었다.

결국 하청업체로 간 박 씨는 “그래도 처음 2년 정도는 괜찮았다” 며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 할수록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한 차별은 더욱 심해졌다.

박 씨는 “같이 하던 체육대회도 따로 하고 창립기념일 행사도 따로 했다”며 "이런 식으로 시작된 차별은 상여금 삭감, 성과급과 수당 폐지 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입사 6년차인 김 모(40) 씨는 “성탄절 같은 시즌 때는 케이크를 하루에 1만 개씩 만들고 새벽 3시까지 일해 매출이 대박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생산직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영업이익이 안 나와서 성과급을 줄 수 없다'는 대답뿐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적립된 금액만큼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 포인트마저 차별을 뒀다.

정규직 직원들은 한 달에 7만원, 서희산업 직원들은 한 달에 4만원을 받는데 이같은 사실이 서희 쪽에 들어가지 않도록 정직원들끼리 쉬쉬하다가 최근 들켜버린 것이다.

참다못한 서희산업 직원들은 결국 지난 2월 정규직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고 사측은 "정규직을 추진하고 10일 이내에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겠다"며 직원들을 달랬다.

하지만 이는 파업을 막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사측은 어디까지 정규직을 ‘추진’한다는 것이었고 10일 이내에 결정하겠다는 시기는 ‘5년 뒤’, 방법은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해지면 그 때가서 논의하겠다’며 오리발을 내민 것이다.

사측의 달콤한 거짓말에 두 번이나 속은 서희산업 직원들은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노사 합의 뒤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간주되는 데다가 사측이 생산차질에 따른 수십억원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해 서희산업 직원들은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파업 12일차에 손해배상액으로 청구된 금액만 무려 40억원 수준이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상경 투쟁으로 공장을 비운 사이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공장은 일시 고용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상경 파업에 참여한 한 직원은 “회사가 망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같이 잘 살고 싶고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아이스크림 제공하고 싶을 뿐"이라며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서이지 큰 욕심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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