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인 데다가 선천성 복부 기형으로 병원 치료가 시급했던 아기가 장장 14시간에 걸쳐 1420km를 이송된 끝에 무사히 수술받은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네티즌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아기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건 경찰의 긴급 무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던 병원 등의 손발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신문망과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20일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 허톈(和田)지구 모위(墨玉) 현에서 태어난 한 아기에게서 ‘열복기형(裂腹畸形·복부의 선천성 분열)’이 관찰돼 치료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모위 현의 병원은 아기를 치료할 형편이 되지 못했다. 수술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우루무치(烏魯木齊)에 있는 병원만이 아기의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모위 현에서 우루무치 병원까지 거리는 약 1420km나 됐다. 아기가 잘 견뎌줄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모험을 걸 수밖에 없었다.
즉시 “구급차가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는 경찰 당국의 긴급 연락이 관할 경찰서에 전달됐다. 급한 대로 응급치료를 마친 후 구급차에 오른 아기에게 의료진은 모든 것이 뜻대로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21일 오후 5시쯤, 모위 현을 출발한 구급차가 우루무치까지 가장 빠르게 닿을 수 있는 길은 타클라마칸(Takla Makan)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뿐이었다. 게다가 무려 다섯 개의 도시를 거쳐야 한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총면적이 영국보다 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어로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다섯 개 도시와 사막을 가로지르는 총 14시간에 걸친 긴급 이송작전에서 현지 교통경찰의 빠른 이동로 확보와 구급차를 호위한 경찰력 등의 도움으로 아기는 22일 오전 7시30분쯤 우루무치의 한 어린이 병원에 도착했다.
오전 9시 무렵 수술에 들어간 아기는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치고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넘겼다.
병원 관계자는 “아기의 수술은 잘 끝났다”며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지만 잘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기의 아빠 압둘 레카르만은 “병원까지 오는 시간이 길었지만 마음씨 따뜻한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며 “정말로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아기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이유로 외신들은 경찰의 긴급 연락도 주효했지만, 모위 현의 병원과 우루무치의 병원이 연락을 수시로 주고받고 수술을 잘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있다고 칭찬했다.
사연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신장웨이우얼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했다”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다니 놀랍다” “추운 겨울에도 훈훈한 이야기로 마음을 덥혀주다니 고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