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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한 임신부에 사측 "방귀 뀌다가도 조산한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5.22일 20:52

▲ 수입화장품 판매회사인 엘카코리아 직원으로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중 양수가 터져 조산하게 된 김수아씨가 22일 국회에서 '모성권 침해' 피해사례를 증언하고 있다. 김씨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사측에 대해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 남소연

"정말이지 너무 화가 나서…."

김수아씨는 울음에 목이 메는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지난 3월 18일, 강남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테라피스트(마사지사)로 일하던 중 양수가 터져 아이를 조산했다. 임신 29주차의 아이는 1.5kg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자궁경부암 수술 영향으로 조산의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받은 김씨는 지난 2월 회사에 3월 15일부터 무급휴직 쓰겠다고 신청했다. 회사는 휴직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정작 김씨의 마사지 스케줄을 3월 말까지 잡아 공고했다. 결국 휴직이 적용되지 않은 것. 김씨는 임신 8개월 상태에서 계속 고객에게 마사지를 하는 업무를 이어갔고 이는 조산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을 알리기 위해 22일, 국회 정론관에 선 그는 "회사는 내가 결혼한 직후 자궁경부암에 걸린 것도 알고, 이후에 임신한 것도 다 알고 있다"며 "7~8개월 되면 몸이 너무 힘들어 마사지를 하기 힘들어 무급휴직을 하겠다고 했지만 회사는 내가 무급 휴직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 면에서…"라고 또다시 말을 잇지 못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회사 측은 언론을 통해 "조산은 안타깝지만, 관련 법규를 준수해 편안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려고 했다"며 "김씨의 출산 휴가는 4월부터 들어갈 수 있게 조치한 상태고, 근무 일정은 김씨와 논의를 통해 진행된 사항"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에스티로더 한국지사, 220만 원짜리 크림 팔면서 여성 노동자에게는..."

김씨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또 있다. 양수가 터져 택시를 타고 급하게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 회사 관리자에게 전화했지만 돌아온 건 '다음 마사지 고객은 어떻게 하냐'는 답변이었다고 한다. "양수가 아닐지도 모르니 가까운 병원에 가보라"는 얘기도 이어졌다. 울음이 쏟아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궁 수축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결국 아이를 출산해야 했고,

김씨의 딸은 심장질환인 동맥관 개존증(동맥관이 항상 열려 있는 증상)으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조산 이후 병원을 찾은 회사 측 관리자는 "조산 이유는 다양하다, 방귀 뀌다가도 조산할 수 있다"며 김씨의 마음을 또 한 번 찢어놨다.

관리자는 또 "회사는 법적으로 책임 없으나, 직원들이 모금을 했으니 이걸로 마무리 하자"며 돈을 건넸다. 김씨는 돈을 받지 않았다.

김씨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선 남편 최성윤씨는 "(회사 측에서) 성금 받고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언론에 퍼트리거나 변호사를 선임해서 일을 크게 만들면 껄끄러울 거라고 얘기했다"며 "이런 식으로 보상 선례를 남기게 되면 이를 통해 다른 직원도 보상해줘야 하고, 보상해주면 (회사) 이미지도 안 좋아질 것이고 악용하는 직원이 있을 거라고도 했다, 이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한 엘카코리아는 에스티로더 그룹의 한국지사로, 국내 수입화장품업계에서 1위 업계"라며 "에스티로더 그룹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중 크림은 최소 36만 원에서 220만 원을 호가하는데, 이렇게 비싼 화장품을 판매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대우는 매우 열악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강 위원장은 "엘카코리아는 매년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국 여성 인권과 건강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회사 소속 여성 노동자에 대한 모성권 침해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과나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지난 20일 노동조합과 사측 대표이사는 사건을 두고 첫 면담을 했지만, 회사는 김씨가 언론과 인터뷰한 것을 두고 "사내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회사 윤리 강령을 위반했다,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며 문제제기했다. 재발방지책에 대한 합의는 결렬됐다. 강 위원장은 "적반하장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씨는 "우리는 회사 측의 공식적 사과를 요구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은 데 대한 위자료와 조산으로 아이가 치료받고 있는 비용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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