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7일 오후 8시 지하철 1호선 한국 수원역 앞 일대. 중국동포로 구성된 외국인 민간순찰대 20여 명이 김양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등 경찰과 함께 순찰에 나섰다.
각종 주점과 식당이 즐비하게 들어선 역전은 평일인데도 송년 분위기를 즐기려는 20∼30대 젊은이들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체류자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수원역전은 시내에서 가장 치안 수요가 몰리는 탓에 이 일대를 담당하는 수원서부경찰서 매산지구대는 밤마다 술을 마시고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된 이들로 북적인다.
역전과 가까운 경기도청 주변 고등동 일대 역시 우범지대로 손꼽힌다. 과거 ‘박춘풍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곳은 보증금 없는 월세방을 임대하는 노후 주택과 속칭 ‘달방’(월세의 변종)을 운영하는 여관이 많아 치안 당국도 항상 긴장하는 곳이다. 이런 탓에 경찰은 외국인들의 사정에 밝은 중국동포들을 순찰대원으로 뽑아 순찰에 활용하고 있다. 순찰대는 이날 형광색 조끼와 경광봉을 들고 경찰과 함께 역전 번화가와 외국인 밀집지역 곳곳을 돌며 범죄 예방활동을 벌였다. 순찰대를 만난 S식당 주인 구동매(여·47·중국동포) 씨는 “같은 처지의 동포들이 경찰과 함께 순찰하니까 위화감도 적고, 더 안전해지는 느낌”이라며 안도했다.
외국인 순찰대원인 노순자(여·51) 씨는 “경찰과 협력해 우리가 사는 곳의 치안을 돌볼 수 있어 보람된다”며 “중국동포들은 서로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세심한 치안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