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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학생활은 공부만이 아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2.13일 09:32
(흑룡강신문=하얼빈) 북경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방학기간에 모 한국기업에서 인턴을 하는 과정에서 한중 통번역이 엄청 매력적으로 저한테 다가 왔습니다. 그 후로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인들의 마인드로 본 중국, 그리고 중국의 문화와 역사는 어떠할까 하는 고민을 가지고 한국에 편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택한 학과는 중어중문학과였습니다. 다들 한국에 와서는 국어국문학과를 택하는데 중국인이 중어중문학과를 택하는 것에 주위에 사람들은 모두 돈 버리는 유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과 생각이 달랐습니다. 다들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되려면 한국인들은 중국에 가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서 학생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중국인인 저는 한국의 시각에서 중어중문학과를 배우고 이에 중국인만의 개성과 사상을 투영하여 또 다른 창의적인 교직내용이 생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배우는 중어중문학과는 저에게 한국어와 한국인의 눈으로 보는 중어중문학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이 학과를 선택하였습니다.

  나름 한국어에 자부심이 있던 저는 개강하여 쓴 맛을 보았습니다. 시험은 서술형이고 팀플과 과제에 저는 유학을 오기전의 자신감을 점점 잃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교수님의 강의마다 녹음을 하고 과제는 같은 수업을 듣는 벗을 찾아가서 끈질기게 물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망설이다가 다가가서 물었더니 벗들이 너무 친절하게 도와주고 조언까지 해줘서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저는 친구를 사귀면서 유학생활에 하루하루 적응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취감도 잠시 매번 기숙사를 혼자 오르락내리락 할 때 외로움은 어떻게 달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숙사 조교와의 만남을 통하여 여자축구 동아리 결성방안에 관하여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기회이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저도 동참해도 되겠냐고 말했더니 엄청 좋아하시면서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포스터를 작성하고 6년 넘게 축구를 한 조교님을 코치로 선정하고 신입부원을 모집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조교들과 같이 밤을 새면서 신입부원모집 관련 포스터를 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포스터에 들어 갈수 있는 가장 적합한 멘트를 쓰려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 중에 제일 기억이 남는 멘트는 바로 "발만 가져오면 되여~" 그 결과 생각보다 많은 인원을 모았습니다. 기숙사생들이 대부분 14학번 새내기여서 저보다 다들 3,4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14학번 친구들이 제가 외국인이라고 더 많이 챙겨주었습니다. 팀원들은 14학번답게 저한테 요즘 유행하는 줄임말도 많이 알려주고 요즘 핫한 연예인 그리고 신입 아이돌도 알려준 정보를 가지고 저는 같은 학번의 친구들한테 공유하곤 합니다. 그러면 우리 학번 친구들이 "넌 외국인인데 왜 나보다 그런 걸 더 잘 알아!" 하면서 엄청 부러워했습니다. 우리는 축구연습뿐 만 아니라 평소 아침도 기숙사 식당에서 같이 먹고 저녁에는 야식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 혹은 피자를 시켜먹곤 했습니다. 한 지붕 밑에서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비록 축구로 인연은 시작되었지만 이젠 팀원도 저도 마치 자매처럼 친한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회 준비를 위하여 주 1회의 연습을 주 2회로 늘리면서 찰떡처럼 같이 붙어 다녔습니다. 팀원들이 다들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이어서 저는 서울말보다 지금 사투리를 더 잘합니다. 어는 한 지역의 사투리가 아닌 여러 지역의 사투리를 다 섞어서 쓰다 보니 저를 처음 본 친구들은 제가 도대체 어느 지역에서 온 사람인지를 물어 보면 제가 외국인이라고 답하면 물어본 친구들이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짓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우리 축구동아리가 정말 끈끈한 정을 나누면서 자주 만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는 축구를 시작한지 2개월 만에 겁도 없이 대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대회에 참여하는 동아리 중에는 길어서 6,7년 쌓아온 커리어가 있었고 짧아서는 1년 정도 되는 동아리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2개월 축구 연습한 우리는 바로 "신생아"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14학번의 패기와 저 외국인 주장의 무모한 도전 뭉쳐서 대회를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팀원들한테 이 대회를 통하여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트로피와 우승이 아닌 바로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어릴 적부터 "패배를 맛보아야 만이 그 성공과 승리가 얼마나 값지고 달콤한지를 안다."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각자 포지션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바로 그다지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다른 팀들 눈에는 무모한 도전, 미친 짓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회를 통하여 우리 팀원들이 처음으로 정식적인 경기를 하였고 또 처음으로 경기 장 밖에서 아닌 경기장 안에서 서로를 챙겨주면서 무사히 경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저로서는 처음으로 한 팀의 주장으로 한 팀의 공격수로 한 팀의 맏언니로 경기를 뛰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너무 벅찬 일이었습니다. 비록 경기는 패배로 돌아왔지만 "너 아까 그 패스 정말 멋졌어.","언니, 슛팅 잘했는데 골 못 넣어서 너무 아쉽다." 서로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우리는 또 다른 경기의 승리를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틈만 나면 번개로 축구게임을 하였고 기숙사에서는 너도 나도 부러워하는 동아리로 승급하였습니다. 그 경기가 끝난 5개월 후 우리는 또 다시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놀랍게도 5위라는 성적을 거두어내면서 주위 축구동아리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가부장적인 아빠는 여자가 뭔 축구냐며 말하면서도 제가 축구를 할 때 제일 행복하고, 예전보다 더 밝은 유학생활을 하는 것을 보자 아빠는 더 이상은 축구를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축구에 관한 인터넷 링크를 보내주면서 조언을 하곤 합니다.

  축구를 통하여 서먹서먹했던 아빠와 저의 관계도 조금이나마 좋아진 것 같아서 아주 행복하고 기쁩니다. 유학생활 중 비록 힘들고 외로운 시간도 있었지만 축구를 통하여 스트레스를 풀고 동아리의 팀원들과 같이 있어서 이젠 더 이상 외롭지 않고 마음이 아주 든든합니다. 제가 축구동아리 주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밖에 몰랐던 제가 주위사람들을 한 명 한 명씩 챙기게 되었고, 자신의 의견을 앞서기 급했던 제가 팀원들의 생각을 더 많이 들어주게 되었고, 무책임했던 제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동딸로 태어나서 가족들이 모두 저의 말만 들어주고 제가 먹고 싶은 것만 따라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제가 주위에 저보다 4살 어린 친구들이 저를 외국인이어서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내 모습이 마냥 부끄러웠습니다. 결코 쉽지만 않았던 한 동아리의 대표, 그리고 한 팀의 리더로써 팀원들을 챙기고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리더십, 인내심과 배려심을 배워 나아가면서 많은 성장을 하여서 저로서도 너무나도 고맙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량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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