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13만 원짜리 수표를 1억 원짜리로 위조해 수억 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위조수표를 은행에 입금한 뒤 현금으로 인출을 한 건데요.
위조수표 감별기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원석 기자!
은행도 감쪽같이 속은 건데, 어떻게 이런 범행이 가능했습니까?
[리포트]
자기앞수표에 찍혀 있는 금액과 일련번호를 위조한 건데요.
54살 박 모 씨 등은 지난해 2월 경기도 남양주시 은행에서 13만 원짜리 수표 석 장을 발급 받았습니다.
그리고선 수표에 적힌 금액과 일련번호를 화공약품을 이용해 지우고 프린터로 '1억'이란 숫자와 새로운 일련번호를 인쇄했습니다.
박 씨 등은 이렇게 만든 가짜 1억 원 짜리 수표 석 장을 서울 태평로에 있는 같은 은행 지점에 입금한 뒤, 현금으로 3억 원을 인출했습니다.
수표에 적힌 금액과 일련번호만 위조했기 때문에, 종이의 질과 뒷면의 위조방지 물질 만을 인식하는 위조수표 감별기를 무사히 통과한 겁니다.
박 씨 등은 허위로 부동산 매물을 내놓은 뒤 이를 사겠다는 사람에게서 1억 원짜리 수표 복사본을 건네 받아 진짜 1억 원짜리 수표의 일련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같은 일련번호를 가진 수표 주인이 은행에서 입금을 시도하면서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수표 위조는 비정액 수표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종이의 질과 색상 등이 동일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는 비정액 수표도 금액에 따라 수표 용지의 질과 색상, 특정 문양 등을 다르게 발행하는 등 은행의 위조방지 장치가 강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58살 김 모 씨를 쫓고 있습니다.
-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