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주택거래 활성화 적극 개입할 것”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처럼 주택시장에서 투기가 활기를 띠는 시대는 지났다”며 “새로운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에 맞춰 건설업계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내외신과 한 공동 인터뷰에서 “주택 건설업자가 인구당 제일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과잉이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주택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정부의 후속 대책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생각이 있다”면서 “과거 주택거래에 너무 제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사고팔고 옮겨다니는 것은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여러 주택을 갖도록 하는 것은 조금 허용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세 살려는 사람에게는 대출을 쉽게 받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전세 대출 활성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지방에 근무하면서 서울에 집을 하나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조금 완화시켜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요구에는 “DTI를 풀었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법과 제도로 규제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에 앞서 대기업 스스로 바꾸면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체 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별적으로 건실한 기업은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정부가 사실상 건설업계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앞으로 대기업 외에는 건설업체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관세 장벽이 강하면서 동시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나라(일본)가 FTA를 하려면 상대 국가(한국) 배려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같은 강국이 위안부 문제 하나 해결 못해서 법적인 문제냐, 인도적인 문제냐 하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일본이 정말 진정한 마음을 갖고 나온다면 다 받아줄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