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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 스페인산 제로톱…어설프면 독?!

[기타] | 발행시간: 2012.06.21일 10:0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유로2012를 달구고 있는 스페인산 '제로톱 전술'이 K리그에서도 화제다.

축구에서는 흔히 수비-미드필더-공격수 배분으로 포메이션을 형성한다. 4-4-2나 4-3-3, 3-5-2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전문 공격수를 두지 않거나 미드필더를 '가짜 공격수'로 위장 배치해 사실상 4-6-0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상대에게 혼선을 주는 것을 '제로톱 전술'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제로톱 전술을 시도한 팀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난 시즌 스페인 명문클럽 FC 바르셀로나와 현재 유로2012에 참가하고 있는 스페인 대표팀을 통해 다시 유명해지며 크게 화제를 모았다.

강력한 압박과 중원 장악이 대세가 된 현대축구에서 아무리 뛰어난 최전방 공격수라고 상대 문전에서 홀로 고립되기 쉽다. 여기서 공격수의 활동범위를 미드필드로 확장하거나 아예 전문 공격수 못지않은 문전 침투능력과 패싱력을 겸비한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들을 최전방에 전진 배치한다.

동료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와 위치 변경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혼란시키고 찬스를 창출하는 패턴이 제로톱의 핵심이다. 현대축구에서 중원 장악과 패싱게임이 곧 승리를 좌우하는 패턴과 무관하지 않다.

K리그에서도 최근 제로톱 전술 카드를 들고 나온 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포항은 지난 17일 FC 서울과의 K리그 16라운드에서 미드필더 황진성을 위장 원톱으로 최전방에 배치하는 4-6-0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고, 같은 날 제주도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사실상 전문 공격수를 두지 않는 5-3-2-0에 가까운 변칙전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리그판 제로톱'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포항은 이날 김대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내용 면에서는 원활하지 못해 후반에 전술 변화를 준 뒤에야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K리그에서 가장 패싱게임에 능하다고 평가받는 제주 역시 수원전에서 자책골을 내주며 고전한 끝에 후반에는 공격수 서동현을 투입하며 4-2-3-1로 전술을 변경했고, 힘겹게 1-1 무승부를 따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성남도 올 시즌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종종 제로톱 전술을 구사한 바 있지만, 기대만큼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저마다 어느 정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전문적인 공격수 없이 골을 마무리 짓는데 결정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또한, 과도한 활동량으로 후반 미드필드진의 체력소모를 가속화시킨다는 단점도 드러났다.

이처럼 제로톱은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사실 선수들이 그대로 실행하기에는 힘겨운 전술이다. 공수 양면에 걸쳐 미드필더들의 창의성과 활발한 위치 변경이 필수적이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력이 더 강하고 미드필드진이 두꺼운 강팀을 상대로는 함부로 시도하기 힘들다.

실제로 유럽에서도 제로톱을 구사하는 것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같이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하고 경쟁팀에 확고한 비교 우위를 검증받은 몇몇 팀들에 불과하다. 이들 역시 제로톱 전술은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스페인식 패싱게임에 유난히 열광하던 조광래 감독도 대표팀에 바르셀로나식 제로톱 전술을 도입하려다 선수들의 비효율적 움직임으로 후반 체력저하라는 약점만 드러낸 채 실패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칫 어설프게 흉내내려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 뱁새 꼴이 되기 십상이다.

더구나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제로톱 전술을 시도한 이유도 모두 간판 공격수 다비드 비야의 부상 이탈로 마땅한 대체자를 찾지 못해 부득이하게 채택한 변칙이었다. 다비드 실바나 세스크 파브레가스같은 공격수 못지않은 결정력과 창의성을 겸비한 미드필더들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두 팀 역시 제로톱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르셀로나는 메시라는 최고의 득점원을 보유하고도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고, 스페인은 부진하던 간판 공격수 토레스의 부활에 힘입어 굳이 위험 부담이 큰 비효율적인 제로톱 전술에만 집착할 이유가 사라졌다. 심지어 스페인 축구 내부에서도 제로톱 전술의 효용성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다.

제로톱은 현대축구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패싱게임의 정점이 될까, 아니면 일시적인 변칙현상에 그칠까. 세계축구의 변화를 따라 젊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K리그에서도 보다 다양한 전술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제로톱의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할 만하다.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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