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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의의 유로홀릭] 이길 팀이 이긴다…피를로가 보여준 베테랑의 힘

[기타] | 발행시간: 2012.06.25일 00:00

[스포탈코리아] 월드컵에 버금가는 열기와 인기를 자랑하는 유로2012가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이 멋진 축구쇼를 안방에서만 즐겨야 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갈증을 느낀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떨까. 저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거지? 축구인 김대의가 관전도우미를 자처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고 성남, 수원에서 K리거로 활약하다 싱가포르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그는 '유로홀릭'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줄 예정이다. <편집자 주>

경기: 잉글랜드 0(2-4)0 이탈리아

득점: -

이미 3장의 4강행 티켓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 1장을 남겨두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만났다. 지금까지 조별리그 경기내용을 보면 공격보다는 수비 위주의 경기력으로 나선 팀들이다. 수비는 강하나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오늘 어느 팀이 좀 더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 주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대 이상! 흥미로운 시소게임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운영이다. 전반 2분 이탈리아가 먼저 좋은 기회를 잡았다. 마르키시오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데 로시의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됐다. 강력한 슈팅이 잉글랜드 골대를 때리고 벗어났다. 골대가 잉글랜드를 살렸다. 2분 뒤에는 골키퍼 부폰이 이탈리아를 살렸다. 잉글랜드의 역습 상황에서 글렌 존슨의 결정적인 슈팅을 부폰이 동물적인 선방으로 막아냈다.

의외로 8강전 중 가장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쉽사리 어느팀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들 만큼 팽팽한 접전이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제골이 승패를 좌우했던 만큼 두 팀 역시 첫 골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트피스로 운 좋게 버텨왔던 잉글랜드는 양측면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전반 13분 또 한 번의 역습 상황에서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를 루니가 쇄도하며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크로스도 좋았고 루니의 움직임도 대단했다. 루니의 헤딩이 완전하지 못했던 것 끝까지 따라붙은 이탈리아 수비의 움직임 때문이다. 수비하는 선수는 공도 잘 봐야하지만 선수를 절대로 놓치면 안된다.

전반 30분이 지나면서 다시 결정적인 공격을 주고받는 두 팀이다. 전반 31분 발로텔리가 몬톨리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그림 같았다. 몬톨리보가 배후로 보낸 로빙패스를 발로텔리가 쇄도하며 시저스킥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골을 성공시켰다면 이보다 멋질 수 없는 작품이 나올뻔 했다. 패스를 넣어준 몬톨리보가 정말 훌륭했다. 이런 경우, 끝나고 나면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다. "그건 넣어 줘야지…. 내 어시스트 날라갔잖아."

곧바로 잉글랜드도 맞받아쳤다. 루니의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웰백이 마음 먹고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앞서 몬톨리보-발로텔리에 못미치긴 해도 역시 좋은 상황이었다.

발로텔리-루니, 마무리가 아쉬운 스트라이커들

전반 중반 이후 이탈리아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압박으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공격도 이어졌다. 발로텔리에게 좋은 패스가 들어가고 있다. 골라인 앞에 있던 카사노가 문전의 발로텔리에게 크로스를 보내면서 결정적인 기회가 났다. 하지만 발로텔리의 마무리슛은 태클도 불사하는 잉글랜드 수비진의 몸을 맞고 아웃됐다. 계속해서 발로텔리에게 좋은 슈팅 기회가 생겼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오늘 넣긴 넣으려나…. 본인도 화가 났겠지만 오늘 발로텔리 앞으로 나온 패스는 좀처럼 안나오는 것들이었다.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넣어주는 게 공격수들의 할 일이 아니겠는가.

잉글랜드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전반 42분 역습 상황을 잘 만들어놓고 마지막에 루니가 수비에게 갖다바치는 패스를 보냈다. 힘들게 올라와놓고 이탈리아 수비를 쉽게 본 것일까. 결국 0-0 균형을 유지한 채 전반전을 끝냈다.

개인적으로는 루니-발로텔리 대결보다 제라드와 피를로의 중앙 미드필더간 맞대결을 기대했다. 현재까지는 피를로의 기막힌 패스와 조율에 점수를 주고 싶다. 피를로가 살아나니 이탈리아도 살았다. 피를로를 기점으로 몬톨리보와 데로시의 좋은 패스가 스페인의 패싱 축구 부럽지 않은 점유율 축구를 유도했다. 이들로부터 좋은 패스를 받은 발로텔리는 후반에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이다. 한 번은 넣어줘야겠지? 너무 많이 뛴 동료 선수들이 지치기 전에 해결해주길 기대한다.

잉글랜드 포백 '구멍' vs 이탈리아 결정력 부족

후반 시작과 함께 잉글랜드가 거세게 나왔다. 하지만 상대는 빗장수비의 이탈리아. 다른 팀을 상대하듯 어설픈 패스가 운 좋게 들어가기는 어렵다.

이탈리아에게도 기회가 왔다. 후반 3분 데로시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고, 후반 8분 데로시, 발로텔리, 몬톨리보가 연달아 슈팅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데로시의 중거리 슛을 하트가 쳐내자 발로텔리 앞으로 흘렀고, 발로텔리 슈팅은 또 한번 하트가 선방했다. 몬톨리보가 시도한 세 번째 슈팅은 존슨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들어갈 법도 한데 유난이 골운이 따르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호지슨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5분 빠른 발의 월콧과 제공력이 있는 앤디 캐롤을 투입했다. 전반에 비해 부진한 사이드 돌파와 크로스를 겨냥한 듯 보인다. 기대대로 월콧의 크로스가 나오고 캐롤이 몸 싸움을 해주면서 찬스를 만들기는 했다. 이탈리아는 저런 장면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캐롤같은 힘 있는 선수들은 수비를 충분히 부담스럽게 한다.

잉글랜드 수비진도 바쁘다. 계속 돌아들어가는 선수들을 놓치고 있다. 전반에는 발로텔리가 해결을 못해서 무사히 넘어갔지만, 자꾸 저런 장면이 나오면 골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 번번히 오프사이드 트랩이 뚫리는 것도 문제다, 테리 혼자 잘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포백을 잘 리드해야 할 것 같다.

격렬하게 치고받으면서 선수들 모두 좀 지친 감이 있다. 소강 상태다. 이렇게 되면 순간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한다. 세트피스 한 방으로 결정될 수도 있겠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탈리아도 후반 30분이 지나면서 디아만티와 노체리노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두 선수는 차례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다. 디아만티의 중거리슛은 조하트의 선방에 걸렸고 후반 막판 노체리노의 슈팅도 존슨에 막혔다. 득점에 실패하자 프란델리 감독은 후반 45분 아바테 대신 마조를 투입하며 연장전을 준비했다. 잉글랜드도 루니의 마지막 슈팅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토너먼트 첫 연장전

결국 연장전에 돌입한다.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탈리아가 더 아쉽겠지. 누워서 다리를 풀고 있는 선수들의 심리상태는 거의 비슷하다. 암묵적으로 '승부차기까지는 가지 말자'고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은 지쳐있는 상태지만 선수들간 단합은 더 좋아진다. 이미 이런 상황을 수 차례 경험해본 선수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말이 더 필요하지는 않다. 감독도 어떤 전술을 전달하기보다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하나는 정신력을 강조한다.

이제 연장전 시작이다. 연장전을 원하든 원치 않든 경험해야 할 상황이라면 즐겨야 하는 법.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팀이 승리를 가져 갈 수 있을 것이다.

발로텔리가 본인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욕심을 내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료 선수를 이용하면서 좀더 침착해야 할 것 같다. 22명 모두가 지쳐있음을 기억하고 한 발만 더 뛰어주면 기회는 반드시 오는 법이다. 잉글랜드도 캐롤과 루니, 월콧으로 이어지는 역습을 펼쳤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단단한 수비가 마지막 '한방'을 잘 막아내고 있다. 공격만큼이나 수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탈리아다. 10분에는 디아만티가 올린 크로스가 슈터링이 되어버렸다.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지만, 저렇게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골이 되기도 한다.

연장 후반이다. 여전히 이탈리아가 좋은 상황을 가져간다. 잉글랜드는 승부차기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경기 내용이 좋은 이탈리아가 올라가길 바란다. 잉글랜드처럼 운만 기대한다면 4강이나 결승에서의 명승부를 기대 하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보는 사람도 생각해줘야지. 기대와 달리 승패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가려지게 됐다.

승부차기, 이길 팀이 이긴다

승부차기 순서는 감독과 코치가 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수들의 의중을 중요하게 여긴다. 저렇게 큰 경기는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지만, 노장 선수들이 맨 앞과 뒤를 책임지는 게 일반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먼저 축구화 끈을 풀어놓는 선수도 봤다. 안차겠다는 무언의 표시다. 선수시절 나는 항상 5번 키커였다. 부담이 이만배쯤 커지지만, 때론 안 차도 되기 때문이다. 넣어서 이기면 영웅이 되는 거고.

부담감을 안고 나선 첫 번째 키커는 발로텔리와 제라드다. 둘 다 방향은 읽혔으나 공이 워낙 빨라 골키퍼가 잡지 못했다. 두 번째 키커 몬톨리노는 바깥으로 차고 루니는 침착하게 넣었다. 세 번째 키커 피를로는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성공시킨 반면, 애슐리 영은 골포스트를 맞추고 바깥으로 나갔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지점이다. 네 번째 키커 노체리노는 여유있게 차 넣었고 에슐리 콜이 부폰에게 막혔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디아만티가 성공시키면서 이탈리아가 마지막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경기 내용면에서 이기고도 남았을 이탈리아다. 슈팅, 패스, 점유율 면에서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다. 루니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궁금했던 이탈리아는 예상을 깨고 공격력까지 갖추고 나온 반면 잉글랜드는 루니의 부진과 제라드, 애슐리영까지 모든 선수들이 이탈리아에 완패했다. 이틸리아에게 따르지 않은 건 골운이었다. 잘 싸우고도 결정을 짓지 못해 아쉬웠으나 역시 '미친 수비력' 뒤에 온 좋은 결과임에 틀림 없다. 그 때문에 체력 소진이 많았지만 결국 올라가야 하는 팀들이 다 올라간 셈이다. 다음 4강전이 더욱 기대된다.

오늘 나의 MOM은 이탈리아 피를로다. 변함없이 선방쇼를 펼친 부폰도 훌륭하지만 경기 조율, 패싱, 승부차기까지 제라드에게 압승을 거둔 피를로에게 더 눈길이 갔다. 모든 공격수들은 당신의 칼날 패스를 받고 싶을 것이야~. 또 하나, 멋진 승부차기로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피를로와 선방한 부폰은 노장이 왜 중요한 경기에서 필요한가를 절실히 보여주었다. 경험이 승부를 갈랐다.

- sporta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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