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 밖에서 개헌 국민투표 승리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2017.4.1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한 해 전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세력을 엄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쿠데타 발발 1주년(15일)을 맞아 B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가가 왜 테러 조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가?"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터키에서는 작년 7월 15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에르도안 정권은 곧바로 쿠데타를 진압한 뒤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숙청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군, 경찰, 사법 관계자들이 대폭 물갈이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쿠데타 배후로 지목하고 그가 이끄는 사회운동단체 '히지메트'도 단속했다. 정부는 이 조직을 '펫훌라흐의 테러 조직'(FETO)이라고 규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은 사법부와 군, 경찰, 언론에 잠입해 있다"며 "이런 식으로 무리를 지어 쿠데타를 조직하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부가 쿠데타 세력을 처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도안은 독재 강화를 위해 반대파를 숙청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독일 통일 당시 공직자 50만 명이 직무 정지됐지만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인 백여 명이 구속돼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감옥에 있는 자들은 언론인이 아니다"라며 "체포돼 있는 진짜 기자는 2명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들 일부는 테러 단체와 협업하거나 화기를 소지한 혐의로 구속됐다"며 "일부는 현금인출기를 파손하거나 도둑질을 했기 때문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EU는 터키를 전례없는 방식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어떤 나라도 이런 대우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터키는 1963년부터 EU 가입을 희망했다. 2005년부터는 가입 협상도 시작됐지만 EU는 인권 문제를 자격 미달 사항으로 지적하며 가입을 유보했다.
에르도안은 "우리 국민 대다수는 더 이상 EU를 믿지 않는다. 터키에 대한 EU의 접근법이 진실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는 조금만 더 진심을 다해 보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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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