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마다 냉수마찰을 하는데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요"
인천 모 구청 공무원 A씨는 요즘 사무실에 출근하기가 두려울 정도이다. 사무실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데다 선풍기도 부족해 찜통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반팔 와이셔츠 차림으로 출근하지만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금세 땀이 흐른다. 옆 자리 직원은 책상에 놓을 개인용 선풍기도 하나 구입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실내 냉방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해 인천지역 공무원들이 더위와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올 여름 전력부족사태 발생에 대비, 지난달 11일부터 9월21일까지를 에너지 절약 대책 기간으로 정해 절전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공공기관 냉방온도는 26도 이상으로 권고됐지만 최근 들어 전력 소비 절감을 위해 규제가 강화됐다.
이와 함께 인천시에서는 전력 피크시간대인 오후 2~5시 3시간 동안은 중간중간 냉방기 사용을 중단하고 4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하지 않는 등 작년 대비 5% 절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시민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고충을 토로한다.
시청 공무원 B씨는 "예전에는 컴퓨터와 같은 개인사무기기가 없어 참을 만 했지만 요즘은 다들 컴퓨터 한대씩 놓고 일하기에 28도가 넘는 밀폐된 사무실에서 일하려면 시원한 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구청 공무원 C씨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어떻게 지내야 할지 생각만 해도 괴롭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공공기관 냉방온도 제한의 실효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ID `atellra'를 쓰는 네티즌은 "실내 온도가 28도이면 오히려 바깥이 나을 정도 인데 너무 이상적 온도로 책정한 것이 우습다. 전력상 손해를 보더라도 일상에서 지킬 수 있는 25도가 적당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ID `와룡선생님'은 "에너지는 절약할지 모르나 일에 효율이 나겠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ID `wook98'은 "이러다 2020년에는 32도가 적정 냉방온도가 될 기세. 에어컨과 대형 냉방장치는 뭐하러 돈 들여 해놓은 건지"라고 지적했다.
-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