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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예멘서 1200㎞ 날아온 미사일, 사우디 패트리엇으로 요격

[기타] | 발행시간: 2017.11.18일 01:03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 공세

트럼프의 사우디 방문 전날도 공격

수도 리야드 200㎞ 지점서 격추

미·러·중 무기 경연장 된 사우디

미국서 최첨단 사드체계 사들이고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도입

중국선 탄도 미사일 등 들여와 배치

사우디의 안보 실용주의 선택

미사일 방어에 동맹 여부 안 가려

북 위협 받는 한국 눈여겨볼 필요

한반도 미사일 전쟁의 미래, 지금 중동선 ‘실화’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긴급 뉴스가 타전됐다. 수도 리야드의 동북부 상공에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향해 날아오던 미사일을 사우디 방공군이 요격했다는 소식이다. BBC방송은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공항 주차장까지 날아왔다고 전했다. 이 뉴스는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32) 왕세자가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는 소식에 가렸지만, 중요도에선 ‘숙청’ 못지않다.

사우디 국방부는 이 미사일이 리야드에서 1200㎞나 떨어진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이 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BBC방송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예멘의 사바뉴스는 이 미사일이 후티 측이 자체 개발한 부르칸 H2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서방 정보당국은 후티 반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다기보다 이란으로부터 완제품을 공급받았거나 부품을 조달받은 뒤 조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후티 반군이 북한과 미사일 협력을 하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은 처음이 아니지만, 심장부 민간공항까지 날아온 것은 최초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날에도 미사일을 날렸다. 리야드에서 200㎞ 떨어진 지점에서 요격돼 뉴스의 눈을 피했다.

사우디가 보유 또는 도입을 확정한 미사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미사일을 처음 발사한 것은 2015년 6월 6일이다. 사우디가 수니파 연합군을 결성해 예멘 내전에 개입하기로 결정한 직후다. 예멘에선 2014년 시아파인 후티족 반군이 수니파인 압드 라보 만수르 하디 정부를 공격해 내전이 발생했다. 사우디는 2015년 수니파 연합군을 조직해 하디 정권을 지원하면서 내전에 개입했다.

사우디는 후티 반군이 쏜 모든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우디의 주유엔 대사인 압둘라 날무알림은 “후티 반군은 사우디를 대상으로 1700건의 도발을 자행해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15일까지 예멘은 사우디 등을 향해 57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우디는 이 가운데 40발을 요격했고, 17발은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는 조금 다르다. 2015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사우디와 예멘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이 요격한 후티 반군의 미사일은 100개가 넘으며 이 중 90개 이상이 요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 전력은 상당하다. 지대함 미사일로 미국 해군과 수니파 연합군의 함선도 공격해 미 해군이 SM-2 미사일로 요격한 적도 있다. 후티 반군은 내전에서도 미사일을 전술용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750㎞ 거리의 정부군 지휘소에 탄도미사일을 명중시켜 중장을 포함한 고위 장교들을 폭사시켰다.

미사일과 요격미사일 간의 ‘창과 방패의 전쟁’이 강대국 간이 아니라 중동 사막의 사우디와 예멘의 후티 반군 사이에서 불붙고 있다. 그만큼 미사일이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확산했다. 미사일의 위협이 이젠 일반적이 됐다는 의미도 된다. 탄도 미사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을 코앞에 둔 우리로선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미사일과 요격미사일의 대결이 갈수록 격화하자 사우디는 대담한 결정을 했다. 미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사들여 실전에 배치하기로 했다. 공항이나 군 기지 등 시설 방어용인 패트리엇과 비교할 수 없는 첨단 무기체계다. 200㎞ 작전 반경에서 최고 150㎞까지 방어할 수 있어 하나의 지역을 지킬 수 있다. 문제는 150억 달러에 이르는 도입 비용과 미국의 승인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9월 초 사드의 사우디 판매를 승인했다. 사드를 사들여 자국에 배치하는 최초 사례다.

사우디의 전쟁, 분쟁, 안보대책

●2011년 민주화 시위로 수니파 왕조 바레인에 파병

●2011년 발발 시리아 내전에서 수니파 반군 지원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서 수니파 정부군 지원

●2015년 6월 이후 후치 반군 미사일 요격 중

●2014년부터 사우디-이라크 국경 814 장벽 설치 중

●2017년 이집트 등과 손잡고 카타르 봉쇄에 앞장

●2017년 레바논 총리 챙기며 내정 개입

●이란과는 시리아, 예멘, 바레인, 레바논에서 대리전

●2007년 중국산 DF-21 미사일 비밀 구매

●2017년 미국서 사드, 러시아서 S-400 구입하기로

그뿐 아니라 사우디는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도 들여오기로 했다. 사우디의 살만 국왕은 지난 10월 5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S-400 구매에 합의했다. 구매 규모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20억~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동맹인 사우디는 러시아와 그리 좋은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도 미사일 방어라는 안보 목표를 위해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러시아 무기체계를 사기로 했다. 전 세계에서 미국의 사드와 러시아의 S-400을 동시에 보유하는 나라는 처음이다. 사우디의 안보 실용주의다. 인도와 중국이 도입을 결정했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도 관심을 보인다.

사우디는 이미 88년 중국에서 DF-3 미사일을, 2007년에는 DF-21 탄도미사일을 각각 들여와 실전에 배치했다. DF-21은 1700㎞ 범위의 지상 목표물, 군함을 마하 10의 극고속으로 타격하는 가공할 무기다. 미국·러시아·중국과 모두 미사일을 거래하는 나라는 사우디밖에 없다.

군에선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한반도 미사일 전쟁의 미래를 보려면 자금의 예멘을 보라’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미사일방어를 위해 외교정책도 바꿀 정도인 사우디의 선택은 우리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우디로 날아가는 미사일에는 이란으로 전달된 북한 기술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멘과 사우디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반도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S BOX] 한국군 미사일 방어, 아직은 홑겹의 갑옷 패트리엇뿐

한국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킬체인(Kill Chain·전쟁이 임박할 때 북한의 미사일·방사포를 선제공격),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적 지휘부를 타격) 등 3축 체계를 가다듬고 있다. KAMD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한국 땅에 닿기 전에 요격하는 체계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나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가 탐지한다. 한국군은 2012년 이스라엘제 그린파인레이더(탐지거리 600㎞ 이상) 2대를 도입해 조기경보레이더로 사용하고 있다. 같은 레이더 2대를 더 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세종대왕함·율곡이이함·서애유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된 SPY-1D(v) 레이더는 1000㎞ 거리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문제는 요격미사일이다. 현재 한국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은 미국제 패트리엇 미사일뿐이다. KAMD가 홑겹의 갑옷만을 입은 셈이다. 군은 패트리엇미사일을 구형(PAC-2)에서 신형(PAC-3)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여러 겹의 갑옷을 덧입으려는 노력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방공미사일 천궁을 개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천궁은 항공기만 요격할 수 있는데, 미사일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추가하려는 것이다. 또 L-SAM(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이라는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더 만들어 SM-3 미사일을 갖추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주한미군도 유사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갖고 한국군과 공동 작전을 편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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