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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일본식 흔들기도 잠재운 '이대호 멘탈'

[기타] | 발행시간: 2012.07.11일 00:0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일본에 진출한 타자는 이대호(30·오릭스)를 비롯해 모두 5명. 1998년 이종범을 비롯해 이승엽, 이병규, 김태균 등이다.

10일 라쿠텐전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때린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한국프로야구를 그야말로 ‘씹어 먹던’ 최고의 타자들이었다. 이승엽은 이대호보다 뛰어난 파워를 자랑했고, 이종범과 이병규는 이대호 못지않은 타격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동갑내기 김태균은 이대호와 함께 ‘완성형 타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의 끝이 좋지 못했다. 기술적인 부족함을 비롯해 환경 적응의 어려움 등 실패요인도 분명했다.

먼저 일본 진출의 포문을 연 이종범은 개막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펄펄 누볐다.

시즌 초반 타율은 3할 5푼대에 이르렀고, 호시탐탐 2루를 노리는 빠른 발도 여전했다. 곧바로 일본 투수들의 집중 견제가 이어졌다. 결국, 6월에 한신 투수 가와지리의 볼에 팔꿈치를 맞고 골절상을 입었다. 몸쪽 공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타격 시 홈 플레이트 가까이 붙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급기야 호시노 감독과의 불화까지 더하며 무등산발 바람은 그치고 말았다.

이승엽의 경우, ‘아시아 홈런왕’ ‘한 시즌 56홈런을 친 한국 최고의 타자’ 등 화려한 수식어를 등에 업고 일본에 입성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지바 롯데의 바비 발렌타인 감독은 시즌 내내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며 이승엽을 반쪽짜리 타자로 전락시켰다.

물론 요미우리 입단 이후에는 한 시즌 41홈런을 쏘아 올렸고, 일본 내 최고 연봉자에 오르는 환희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과 포크볼 등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는 이승엽이 일본 생활 내내 극복하지 못한 약점으로 남았다. 여기에 극성스러운 일본 언론에 의해 이승엽은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친다’던 이병규도 일본에서 살아남기엔 기술적인 부족함이 너무 많았다. 주니치 시절, 한때 거포 변신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제 아무리 파워가 뛰어나더라도 배트에 공을 맞추지 못하면 모두 허사였다.

이대호보다 2년 먼저 일본에 진출한 김태균은 선배들과 달리 컨택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였다. 기대대로 김태균의 활약은 대단했다. 컨택을 버리는 대신 파워를 선택한 김태균은 첫 해 21홈런 92타점을 올리며 일본 무대에 연착륙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일본 대지진에서 비롯된 환경적 요인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시즌 도중, 지바 롯데에서 퇴단해 국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 오릭스행을 결정한 이대호에게도 걱정 어린 시선이 모아졌다. 일부 야구전문가들은 타격 기술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철저히 도전하는 자세로 마음을 굳게 먹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에 이어 시즌 초반에도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판 기사가 쏟아졌다. 특히 일본 현지에서는 더욱 심했다. ‘허울뿐인 한국의 7관왕’ ‘돈 값 못하는 용병타자’ 등 이대호 흔들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대호는 꿋꿋했다. 여론의 비난이 이어질 때 이대호는 말이 아닌 방망이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5월에만 타율 0.322 8홈런 19타점을 기록, 월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이대호는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더욱 불붙은 방망이로 일본 야구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홈런을 비롯해 타점과 장타율은 퍼시픽리그 단독 1위다. 이밖에 타격 주요 부문에서도 이대호의 이름은 최상위권에 랭크돼있다.

메이저리거조차 적응하기 어렵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대호는 어떻게 빨리 적응한 것일까. 답은 이대호 ‘멘탈’에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와 계약을 맺은 뒤 지금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수백 가지에 이르는 질문과 마주했다. 이 가운데 ‘특정 투수와의 맞대결’ ‘올 시즌 홈런 개수 및 목표’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때마다 이대호는 한결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어디에서든 야구는 똑같다”가 그의 대답이었다. 상대를 자극하는 말은 없었고, 어쩌다 언급되는 일본 선수들의 이름은 고마움을 표시하는 팀 동료들이었다. 타격 경쟁을 펼치는 선수에 대해서도 “내가 하는 것에 달렸다”며 자신과의 싸움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대호의 이 같은 태도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롯데 시절, 이대호는 다소 거만한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었는데 그는 경기 전, 팬들의 싸인 요청이나 사진 찍기 등을 거절하는 대표적인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사실 팬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나와 팀을 위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야구 외곬수임을 스스로 입증한 바 있다.

결국, 일본 언론 특유의 흔들기도 이대호의 강인한 정신력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대호는 자신을 자극하는 말에는 단호한 입장을 내비치곤 한다. 특히 몸 쪽 위협구에 대해서는 “부상을 입힐만한 공이 들어온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고의인지 아닌지는 프로 10년간의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부당하다 생각되면 항의하겠고, 무조건 당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대호의 뚝심을 알 수 있는 또 하나 사례가 있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 공인구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의 공인구는 반발력이 적기로 소문난 통일구를 쓰고 있다. 이대호는 “어차피 같은 야구공이다. 제대로 맞아 담장 밖으로 안 넘어갈 공은 없다. 내가 잘 맞히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외부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야구 인생을 묵묵히 걷고 있는 이대호다.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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