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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 12만년 전 아프리카 벗어나 아시아에 첫발”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12.08일 10:33
 화석-유전자 이용 연구결과 잇따라

  (흑룡강신문=하얼빈)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의 첫 등장 시기와 아시아 진출 시기에 관한 지난 30년간의 정설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새롭게 발견되는 화석과 유전자를 이용한 연구결과들이 축적되면서다. 현생인류의 탄생 시점은 기존 20만 년 전에서 10만 년 앞당겨져 30만 년 전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처음 발을 디딘 연대는 기존 6만 년 전에서 12만 년 전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발표 30주년을 맞은 ‘아프리카 기원론’은 인류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고 본다. 리베카 캔 하와이대 의대 교수(당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원)팀이 1987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 시초로, 캔 교수는 현생인류 147명으로부터 모계로만 유전되는 핵 바깥의 DNA(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 해독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는 인류학계에 큰 충격을 줬고, 후속 연구와 함께 지구 곳곳에 인류가 퍼진 경로를 세밀하게 밝히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에 따르면 인류는 약 6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주를 시작했으며 가장 먼 지역에 해당하는 동아시아와 호주 대륙에는 4만∼4만5000년 전에 도착했다.

  이 정설에 먼저 카운터펀치를 날린 것은 고인류학자들이다. 이들은 아시아 땅에 6만 년 전보다 훨씬 이전에 현생인류가 퍼졌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최근 발견되고 있는 화석이다. 올해 8월 네이처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약 7만3000년 전에 현생인류가 살았다는 호주 매쿼리대 연구팀의 화석 연구 결과가 실렸다. 2015년 10월에는 중국 남부 후난성의 한 동굴에서 연대가 8만∼12만 년 전까지 올라가는 치아 화석이 수십 개 발굴됐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대만 해역에서는 연대가 최대 19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현생인류 조상의 턱뼈가 발견되기도 했다.

논쟁의 선봉에 서 있는 학자는 한국계 미국인 인류학자인 크리스토퍼 배 미국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다. 그는 “내가 직접 발굴하고 있는 중국 남부 광시성은 물론이고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6만 년 전보다 이른 시기에 살았던 화석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인류의 아시아 진출 시기를 앞당길 근거가 충분히 축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3월 포르투갈에서 학회를 열어 세계 학자들과 이 사실을 논의했고, 올해 12월 학술지 ‘현대인류학’ 특집호와 8일자 ‘사이언스’에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배 교수는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변화 및 인류이동’ 콘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옛 기후를 연구하는 고기후학자들도 배 교수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후 모델링 기법으로 인류의 이주를 복원하는 연구로 작년 9월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악셀 티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유전학자들은 6만∼7만 년 전부터 현생인류의 이주가 시작됐다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그 이전에 아프리카를 벗어났다가 나중에) 아프리카로 되돌아간 인구를 고려하지 않아 오해를 한 것”이라며 “12만 년 전에 이주가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전학자들도 가세하고 있다. 작년 10월 네이처에 실린 게놈 해독 연구에서 미국 연구팀은 현생인류가 약 12만 년 전 이전에 아프리카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는 학술지 ‘진화인류학’에 실린 논문 역시 인류의 확산을 연구한 기존 논문의 데이터를 재해석해, 현생인류가 서남아시아로 진출한 시기가 12만 년 전이라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 올해 6월 말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에서 발견된 31만 년 전 화석이 현생인류의 화석으로 새롭게 밝혀지면서 인류의 탄생 연대 자체도 10만 년 앞당겨졌다.

  물론 아직 반론은 있다. 고기후 전문가인 피터 드 메노컬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12만∼7만 년 전에 인류가 아프리카 밖 아라비아반도까지 나간 것까지는 맞지만 더 이상 유라시아로 진출하지 못했다”며 “인류가 유라시아로 처음 떠난 것은 6만 년 전이 맞다”고 주장했다. 드 메노컬 교수는 “덥고 습한 기후와 건조한 기후가 2만 년 주기로 반복되던 이 지역(아프리카대륙과 아라비아반도)은 7만∼6만 년 전 사이에 급격히 춥고 건조해졌다”며 “생존을 위한 이주가 이때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새 증거들을 종합하면 인류는 6만 년 전 이전에 소규모 인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밖으로 나와 아시아의 해안가와 북부 내륙으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6만 년 전 이후 다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나 이전의 흔적을 덮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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