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이 구겨지고 펴지는 리유를 묻다



맑은 물결도 쉼없이 구겨졌다 펴졌다한다

이는 바람이 와서

호수를 밟고 스쳐가기때문이다

뽀얀 안개속에서도

물결은 구겨졌다 펴졌다한다

방울방울 안개발이

수면우를 걷고있기때문이다

바람도 자고

안개도 없는데

물결은 또 반복한다

그것은 저 수많은 물미립자마다에

하나의 영혼과

눈부신 생명이 살아숨쉬기때문이다

수많은 생명의 잔치로

이랑이랑 물이랑 경작하며

호수는 하늘구름밭 가꿔가고있는것이다

강변돌밭에도 붉은 꽃은 피였다



멀리 마른 강물 굽이돌아 도망가고

뽀얀 하늘도 감히 얼굴 보이기 저어하는

여기에 붉은 꽃들이 피였다

무제기로 천만송이 붉은 미소 길어올렸다

강변돌밭에도 붉은 꽃은 피고있었다

무궁화 동산 쫓겨나

상처의 굽이굽이 부대끼며

흙물 쓰고 뒹굴며 넘던 아리랑 숨찬 길

꽃은 오직 하나의 소망 위해

더는 깨어질수 없는 모래알처럼

푸른 령혼 하나만 품고살다가

마침내 강변돌밭에서도

저처럼 한마당 붉은 꽃을 피웠냈던것이다

푸른 호수의 음악



수많은 오선보가 물결로 출렁인다

새파란 물결우에 록가수가 몸을 떤다

겹치고 풀리고 솟구치고

쌓이고 물결은 수만의 소리로 터진다

한파도에 한가락 또 파도를 일구며

호수는 둥글 둥글게 커져만 갔다

푸른 음악 출렁인다

수만마리 백학이 날아오른다

하늘땅 구름바람

신의 푸른 목소리가

푸른 호수 심해의 깊이로 출렁이고있다

호수가 유서를 쓰다



노란 감태들이 덮여 있는 호수가

가을의 유서를 쓰고있다

태양의 계절 울려주던 붉은단풍

사랑이라 적고

높은 지조 백양의 노란단풍

작별을 쓰고

퇴색한 잎사귀들이

끝없는 침몰을 적고있다

새파란 물결은

출렁이며 다시 먹을 풀어놓고

젖은 가지에

은빛잠자리 은빛의 언어

찬란한 희열 다 그리고

팔랑팔랑

하늘 헤젖는

저기 고요한 호수는 유서 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