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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한송이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2.25일 09:26



목단강시조선족중학교

고중 2학년 7반 차은화

서양명절이 하나, 둘 ‘침입’하기 시작해서부터 전통명절만을

고집해오던 사람들에게 이제는 련인절도 추석, 음력설처럼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장미꽃과 함께 하는

랑만속에서 서로 사랑하는 이들은 또 한 번 쵸콜레트처럼 달콤한 사랑을 만끽하면서 서로 변치말자며 백년해로를 약속하군 한다.

련인절의 거리는 장미꽃향기에 휩싸여있다. 젊은 청춘남녀들의 얼굴에

행복이 남실거린다. 그런 매혹적인 향기와 랑만이

금년에 우리 집에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단련하러 나가셨고 엄마는

주방에서 서두르고 할머니는 화투패를 띠우시고 나는 침대에서 부시럭거리며 채 깨지 않은 달콤한 꿈속의 랑만을 그린다.

요란하게 울리는 초인종소리에 나는 마지못해 일어났다. 밖에서 들어오는 랭기에 몸을

오싹 떨던 나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환성을 질렀다. 너무나 당당하게 장미꽃

한묶음을 안고 들어오시는 아버지와 그 뒤에서 달랑 장미꽃 한 송이만 들고 주춤거리는 할아버지 때문에. 언제부터 우리 집의

‘무뚝뚝이’들이 이렇게 랑만적으로

탈바꿈하였을가?

엄마한테 꽃묶음을 넘겨주며 “련인절

축하하오.” 하는 신사다운 아버지를

지켜보시다가 할아버지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셨다. 나와 엄마는 할아버지 뒤를

따랐고 아버지도 엄마와 눈을 찡긋 맞추시며 따라오셨다.

“여보, 오늘이 련인절인지 뭔지

하면서 젊은이들이 꽃을 사던데 나도 장미꽃 한 송이 사왔소. 당신도 장미꽃 향기를

맡아보구려.”

“령감두, 늙어서 주책머리 없게

애들앞에서 그게 뭐요. 쯧쯧.”

할머니는 어이없다는 듯 나무람을 하면서도 눈을 곱게

흘기셨다. 얼굴이 어느새 장미꽃 색으로

불그스레 물들었다.

“젊어서 꽃을 살줄도 몰랐고

그런 랑만을 누릴 겨를도 없었잖소? 로친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고생이 많았소. 이제부터 젊어서 받지 못한

사랑을 보상해야겠소.”

무거운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할아버지의 눈시울이

불그레해진다.

“나 언제 령감에게 뭐

달라하였소. 부끄럽지도 않게 애들앞에서

사랑이구 뭐구하면서…”

할머니는 어줍게 웃으면서 할아버지에게서 꽃을 받으셨다. 나는 인츰 할머니에게 꽃병을

가져다 드렸다. 이때 어머니가 손에 곱게

포장한 선물꾸러미를 할머니에게 드렸다.

“어머니, 이 쵸콜레트를 아버지에게

드리세요. 그리고 늘그막 사랑

쵸콜레트처럼 달콤해야 해요.”

나와 아버지는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방안에는 짙은 장미꽃향기가

풍겼다.

창턱의 고운 꽃병에 꽂혀있는 할머니의 장미 한 송이, 엄마의 방에 있는 한 묶음의

장미보다는 초라해 보이지만 어쩐지 그 한 송이의 장미가 거룩해 보인다. 몇 십년동안 할머니에 대한

변함없는 할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그리고 장미 한 송이에

너무나 화사한 미소를 지으신 행복한 할머니 때문에.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이 장미꽃향기처럼 짙어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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