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가 역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가 지난 10일 발표한 4월 승용차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둥펑닛산, 광저우혼다, 이치도요타, 둥펑혼다 등 4개 일본계 합작법인이 진입했다.
일본계 자동차는 2017년까지만해도 연간 기준으로 중국 승용차 시장 상위 10위권에 둥펑닛산 한 곳만 포함됐지만 지난해 광저우혼다가 가세한데 이어 올들어 2월과 3월에 각각 이치도요타와 둥펑혼다가 번갈아 진입하면서 3개사로 늘어났다가 4월에 4개사가 됐다.
지난해 28년만에 처음 판매량이 감소한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들어서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CPCA에 따르면 4월 승용차 판매량은 150만83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했다. 올 1~4월 판매량도 11.9%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 속에 둥펑혼다는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5만9594대를 판매했다.광저우혼다도 23.8% 늘어난 6만5759대를 팔았다. 이치도요타 판매량도 6만3282대로 9.1% 늘었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닛산이 4월 승용차 판매량 순위에서 3위로 올라서는 등 일본계 자동차업체들이 역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고성장하고 있다./둥펑닛산 홈페이지
일본계 자동차 합작법인 가운데 중국 판매량 1위인 둥펑닛산은 9만7024대로 3위에 올랐다. 중국 승용차 시장 3위권은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GM 합작법인이 늘 차지했지만 이 자리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둥펑닛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지만 전체 감소율보다 낮아 시장점유율이 6.4%로 전달 보다 0.4%포인트 올라갔다.
현대차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4월 판매량이 4만60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하면서 14위에 머물렀다. 올 1월 중국 승용차 판매량 순위 7위에 올랐던 베이징현대는 3개월 연속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2014년만 해도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한국계는 베이징현대(4위), 둥펑웨다기아(10위)등 2개사를 10위권에 진입시켰다.
일본계 자동차의 약진은 내구성이 강하다는 평 덕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고, 중국에서 생산시설 확충보다 마케팅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 중고차 시장은 지난해 신차 판매량의 절반 수준인 1382만1900대 규모로 전년 대비 11.46% 증가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강한 차가 더 잘 팔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과즈중고차(瓜子二手车) 창업자 양하오용(楊浩湧)은 자사에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 2018 회계연도 주총에 최근 참석해 "중국의 중고차시장은 고속 발전 단계에 있어 전망이 매우 좋다"며 "2025년 시장규모가 2조위안(약 34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시장은 전년 대비 6.31% 증가한 8603억5700만위안(약 146조2600억원)에 달했다.
베이징현대가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린 데 반해 일본계 자동차 합작법인은 보수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했다는 평을 듣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공장 가동률 상위권은 모두 일본계 자동차 합작법인이 주도했다. 둥펑혼다는 120%, 이치도요타는 110%, 둥펑닛산은 104%를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 148만대를 판매했다. 중국이 지난해 7월 수입차 관세를 인하한 때에 맞춰 일본에서 전량 수출하는 고급차 ‘렉서스’의 가격을 내리고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C-HR’, 렉서스의 고급세단인 ‘LS’, ‘ES’ 등 신차를 연이어 내놓았다.
중국에 5개 승용차 공장을 운영중인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생산능력의 41.6%만 가동했다. 이미 감산에 들어간 베이징현대는 1공장 폐쇄를 결정한 상태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