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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교육, '더는 조선족만의 일 아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8.06일 08:50
중한수교 20주년 특별기획-한겨레 삶의 현장을 가다(수도권편3)

  (흑룡강신문=베이징) 마국광 기자, 박복선 특약기자 = 중국의 개혁·개방정책과 1992년 중한수교 이후 수십만명 조선족이 대도시와 연해도시로 이주하면서 동북3성에는 조선족학생수가 급감했지만 대도시에선 교육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는 조선족학교가 거의 없다.

  도시에서 상당한 부를 쌓고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된 것은 긍정적인 면임에는 틀림없지만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민족학교가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10만명 조선족이 모여 사는 베이징시도 다를 바 없다.

  '베이징 한국어학교' 자금난에 고전

  베이징에서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설립된 것이 베이징 조선어학교(1989년)이다. 이 학교는 중앙민족대학의 황유복 교수가 베이징 교육위원회에 제2호로 신청해 설립한 민영학교이다.

  학교는 설립 초기부터 조선족 후대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무료로 강의했다. 정규 전일제 학교가 아니므로 주말에 중국어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중학생과 대학생, 사회청년들을 상대로 우리말을 배워주는 주말학교 형식으로 운영됐으며 현재까지 도시에서 우리말을 배울 수 없는 공백을 메웠다.

  중한수교 당시 제1기 졸업생이 배출되었으며 주중한국대사관이 현지직원 모집시 전부 이 학교 졸업생을 채용하는 등 한국 정부기관, 회사들이 진출하면서 많은 학생을 등용했다.

  1990년부터는 전국 각지에 분교가 10개 생겼으며 1년에 한 번씩 교장들이 베이징에 모여 운영방침을 토론하고 교재를 통일적으로 발급받았다. 분교들은 오래 가지 않아 폐교됐지만 사회가 전변하는 시기에 큰 역할을 했다.

  중한 수교 후 한국어 학교가 없었는데 정부 교육부문의 건의로 1993년부터 한국어학교로 이름을 바꿨으며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중앙민족대학 황유복 교수가 설립한 이 학교는 장소를 여러번 옮겼다. 중앙민족대학 교실을 빌려서 운영하다가 5년 전 성인교육반을 늘리면서 주말에 교실이 남지 않게 되자 후에 하이뎬구 노간부국, 베이징 우정대학교 등을 전전하며 간신히 유지해왔다.

  황 교수는 "건물과 자금 문제로 올해는 특수반을 제외하고 교육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왕징에 조선족 유치원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인계하기로 했다. 그 유치원도 인가가 없어서 이 학교를 인계하면 합법지위를 승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 전일제 학교 운영 시도 물거품

  1990년대 중반 흑룡강성에서 온 한 조선족이 베이징에서 장백학교라는 이름으로 사립학교를 설립했다.

  100명을 모집하고 한 학기 1인당당 학비를 5천위안으로 책정해 50만위안이 마련됐는데 1년에 80만위안씩 하는 교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사회모금도 했지만 여의치 않아 1년을 유지못하고 한국 귀향자에게 넘겨줬다. 지금도 운영은 하고 있지만 경영난으로 장백학교라는 이름도 유명무실해졌다.

  비슷한 시기 베이징한국어학교가 조선족 학생들을 모집해서 중앙민족대학 부속초등학교에 입학시켜 교육한 사례도 있다. 조선족 어린이들을 1, 2학년으로 나눠 초등학교 반에 편입시키고 단층집을 임대해서 학생 기숙사를 만들었다.

  오전 강의는 학교의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기숙사에서 조선족 교사의 지도로 두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우리말을 배웠다. 나머지 시간은 숙제를 지도해줬는데 효과가 좋았다. 한학기 학비는 5천 위안을 받고 학교에 1천 위안 지불하고 나머지는 숙사 임대, 식대, 교사 월급을 지불했는데 5년동안 잘 운영됐다.

  황 교수는 "개인 업무상 원인으로 학교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학비를 당분간 올리지 말 것을 당부했는데 접수하자마자 학비를 올려 결국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베이징에서 정규 전일제 학교 실험은 두 번 있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조선족학생들이 공부했던 중앙민족대학 부속 초등학교/자료사진

  타향에서 민족교육의 대안은

  조선족 유지인사들이 다년간 베이징 교육부문에 조선족 학교 공식 인가를 요구했지만 원래의 소수민족 집거지를 떠났기 때문에 허락을 받지 못했다. 해당 부문은 베이징의 변두리에도 교육여건이 낙후한 곳들이 투입을 기다리고 있는데 본 지역 호적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별도로 전일제 공립학교의 인가는 어렵다고 해석하고 있다.

  황 교수는 "중앙민족대학 부속 초등학교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민족교육을 하려는 준비가 안 돼 있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 교육을 돈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사업이 단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민족교육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중등정도 되는 초등학교를 선정해 조선족 학생을 반에 넣어주고 오후에 우리말 교수를 하는 교육모델을 채용해도 우리 말 교육을 충분히 잘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재중한국인회 조평규 수석부회장은 "개인의 힘으로 교육을 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조선족출신의 교육자와 기업가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북3성에 조선족학교가 없고 조선족이 우리말을 잃어버렸더라면 수교당시 한국기업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잘 자란 사과만 따먹고 나무는 가꾸지 않는 식으로 기업들이 교육 잘받은 조선족을 이용만 해서는 곤란하다. 조선족이 중국과 한국의 교량역할을 한 것만큼 양국 정부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타운 쌍어학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라

  옌다그룹이 추진하는 서울타운 프로젝트중 쌍어학교가 저조된 우리말 교육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교육부문에 비준받은 이 학교는 3천명 규모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설계되었으며 걸어서도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타운 내 치안도 완벽하게 한다. 내년부터 착공에 들어가서 6개월 내에 완공할 예정이다.

  서울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조 부회장은 "처음에는 국제학교를 구상했는데 그러면 조선족 자녀들이 입학할 수 없게 된다. 외국인만 키우는 학교보다 우리 민족, 한족 중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을 받으면 공부하며 맺어진 인적관계로 향후 큰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한국어, 중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로 개념을 잡았다. 학비는 약간은 비싸겠지만 운영비를 해결하는 정도로 책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학생의 30%는 조선족 학생을 받을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옌자오에 생활하는 조선족동포들이 가능한 빨리 지어 달라고 압력을 준다. 집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구입하겠다는 의향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옌자오 지역에는 1만명을 넘는 조선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외에도 서울타운에 한국형 예술전문대학교를 설립하고 드라마 제작기지, 연예인 육성학원 등을 두루 설치해 조선족은 물론 모든 민족 중에서 재능있는 신입생들을 뽑아서 훈련시키는 장소로 안성맞춤인 곳이라 한다. 조 부회장은 "옌예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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