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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괴물입니까?" 코로나 100일, 대림동 할퀸 혐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4.29일 11:40
  "우리가 괴물입니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흑룡강신문=할빈)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전염병 확산 공포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도 만들어냈다.

  그중 중국동포가 모여사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그야말로 혐오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언론은 대림중앙시장을 두고 '비위생적', '로점상', '위생불량 심각', '가래침' 등 표현을 써가며 보도했다.



  이런 시장의 모습은 대림동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 상황과 다르지 않았지만, 유독 대림동만 찍어 전해지다보니, 대림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인간 바이러스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한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을 지나고 있는 28일, 그들은 여전히 '손가락질', '혐오적 시선'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27일 취재진을 만난 대림동 주민들은 수차례 인터뷰를 거절했다. 자신의 말이 본인 의사와는 다르게 전달, 결국 또다시 대림동을 혐오 시선에 가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불안감이였다.

  한 40대 녀성 2명은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라며 발길을 재촉했다. 또 다른 40대 남성은 "코로나19 중국동포를 향한 차별적 행동"에 대해 질문하자 "네"라고 짧게 답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대림동 린근에서 반찬 장사를 하는 40대 녀성은 아시아경제 취재기자와 인터뷰에 계속 고개를 돌렸다. 그는 "중국에서 온지 10년 됐다"면서 "처음에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중국혐오가 너무 심해 집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림동을 향한 손가락질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때 다들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상처였다. 집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온지 보름정도 됐다. 지금은 좀 나아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일대.

  ◆ "절대 잊을 수 없는 상처" 대림동 주민들, 코로나19 혐오시선 상처 깊어

  "한국은 중국동포를 가장 만만하게 생각하는거 같다. 중국동포가 전부 조폭이고 범법자인줄 안다."

  대림동에서 8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코로나19 혐오로 받은 상처에 대해 "받은 상처를 말해서 뭐하겠나. 무섭기까지 하다"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중국동포는 한국에 돈 벌려고 왔다. 이렇게 홀대할거면 비자는 왜 줬나"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더럽다, 나쁘다고 말하면 기분 좋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코로나19 한창일때는 밖에서 말도 못했다. 말투 보고 욕하고 해를 가할가봐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다녔다.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는데, 잊을 수 없는 상처다"라고 하소연했다.

  대림역 린근에서 려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40대 녀성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냥 중국동포라는 표현도 싫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좋은 일을 해도 중국동포라는 표현이 앞에 붙으면 욕부터 하고 본다. 특히 중국동포 한명이 생활범죄 등을 저지르면 모든 중국동포가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리도 한국 사람들 사는 것처럼 똑같이 산다. 밖에 나가서 입만 안열면 내가 어느나라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겠냐. 아니지 않냐. 그런데 뉴스나 신문 보면 중국동포들은 미개하고 안씻고 더럽다고 한다. 코로나19 관련해서도 뉴스보면 중국동포는 아무데나 침 뱉고 음식을 손으로 만지고 손으로 먹는다고 하는데 여기 그런 사람이 어디 있나 찾아서 데려와봐라. 해도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직업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30대 남성은 그간 받은 설음을 내뱉었다. 그는 "지금까지 대림동에서 코로나19 걸린 사람 없다. 확진자중에 대림동을 다녀간 사람도 없는 거로 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런데 무슨 대림동에서 전염병이 시작된 것처럼 뉴스가 났다. 우리가 괴물은 아니지 않냐. 다 사람 사는 건데 왜 가만히 사는 사람 속을 뒤집나. 왜 열심히 자리잡고 살려는 사람들한테 손가락질을 하나. 상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헛짓같기도 하다. 중국동포 혐오를 멈춰줬으면 좋겠다. 지금이야 매번 그랬듯이 좀 나아졌는데 언제 또 중국동포 얘기가 나올지 모르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명예회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혐오를 제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김회장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중국인에 대한 혐오정서가 폭발했다"면서 "현실적으로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대림동, 중국동포가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아니였다는 게 밝혀졌지만, 이를 다룬 언론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미움은 미움대로 받고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를 진짜인 것처럼 조작해 중국동포들에 대한 혐오를 아무렇지 않게 했다. 이렇게 미워해서 남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많은 중국동포들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위축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쨌든 한국에 자리를 잡고 사는 동포니까 한국에 안좋은 일이 생길때 봉사, 지원을 나간다. 이번에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지원에도 마스크 등 지원물품을 보냈다. 말 그대로 동포다. 이방인이라는 편견을 좀 덜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출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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