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급 반도체 1기 펀드라 불리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이하 1기 펀드)이 홍콩주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보유량 감축에 나섰다.
홍콩증권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1기 펀드는 지난 9일 주당 26.1516홍콩달러(약 3천765원)에 중신궈지 4천500만 주를, 12일에는 주당 25.5601홍콩달러(3천679원)에 5천500만 주를 각각 매각해 25억8천만 홍콩달러(3천714억원)를 현금화했다.
1기 펀드는 중신궈지뿐만 아니라 창촨커지(長川科技), 베이더우싱퉁(北斗星通) 등 반도체 회사에 대한 주식 매각 결정을 발표했고 자오이촹신(兆易創新), 징팡커지(晶方科技) 등의 주식은 일정 부분 매각했다.
1기 펀드는 반도체 업종 고경기에 이번 주식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신궈지가 커촹반에 상장한 A주 주식도 '플러스 수익'을 창출했다.
중신궈지 A주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신궈지의 매출액은 274억7천100만 위안(4조7천79억원)으로 전년보다 24.8% 증가했다. 주주 귀속 순이익은 무려 141.5% 늘어난 43억3천200만 위안(7천424억원)을 기록했다. 비경상이익 제외 순이익은 16억9천700만 위안(2천90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의 순손실은 5억2천200만 위안(894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중신궈지 A주는 지난 2일 '중신궈지-U'에서 '중신궈지'로 명칭을 바꾸면서 커촹반에서 가장 먼저 마이너스 수익을 뜻하는 'U'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
연간보고서를 보면 2020년 중신궈지의 주력사업 매출은 269억7천500만 위안(4조6천237억원)으로 2019년보다 25.6% 증가했다. 그중 웨이퍼 파운드리 매출이 약 239억8천900만 위안(4조1천119억원)으로 지난해 주력사업 매출의 88.9%에 달했다. 광마스크 제조, 테스트, 기타 부대기술 서비스는 29억8천600만 위안(5천118억원)으로 11.1%를 차지했다.
중신궈지 측은 웨이퍼 판매량 증가 및 제품 포트폴리오 변동에 힘입어 매출에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약 8인치 웨이퍼 판매량이 2019년 500만 장에서 13.3% 늘어난 570만 장으로 집계됐다. 평균 판매가 역시 4천269위안(73만원)에서 4천733위안(81만원)으로 올랐다.
중신궈지뿐만이 아니다. 화시(華西)증권은 반도체 경기가 실적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매년 1분기면 실적이 바닥을 치던 것과 달리 올 1분기에는 5G폰 교체 주기,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자 등 여러 업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글로벌 공급 부족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각 분야 대표주자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경기가 이처럼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1기 펀드가 반도체 종목 보유량을 순차적으로 줄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관 관계자들은 1기 펀드가 순차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2기 펀드 투자 활성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단기적으로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지주회사 경영이나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팡정(方正)증권은 최근 2기 펀드가 딥테크(DeepTech·深科技)의 자회사인 페이둔(沛頓)메모리와 창신(長鑫)메모리의 D램, 쯔광잔루이(紫光展銳)와 중신궈지의 베이징 합자 프로젝트, SMIC의 자회사인 중신난팡(中芯南方)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기 펀드는 2019년 10월 22일 설립됐다. 자본금은 시장 예상치인 2천억 위안(34조2천720억원)을 약간 웃도는 2천41억5천만 위안(34조9천831억원)이다. 중국 재정부, 궈카이(國開)금융, 중궈옌차오(中國煙草,차이나타바코) 등 국가기관 부문 및 지방정부, 중앙기업, 민간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신화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