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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본능/김혁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0.03.13일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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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동물세계”프로에서 “연어의 회귀”라는 특집방송을 보고 감개에 젖은적 있다.


연어는 한반도의 동해, 일본, 오호츠크 해, 북아메리카 서부에서 사는 회유어로서

머리는 원추형이며 주둥이는 뾰족하고 몸은 약간 가늘고 긴 편이다.

연어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태여난 하천으로 되돌아오는것이다.


연어는 민물에서 태여난뒤 바다로 나가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다시 자기가 태여났던 하천으로 다시 되돌아와 산란하고 사망한다. 연어들은 아주 예민한 후각을 리용하여 고향의 강 즉 모천(母川)의 냄새를 감지한다고한다.


흔히 여름이나 가을에 산란하는데 원양에서 몇달동안 수천수백리나 헤염쳐서 산란지인 강에 도착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세찬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며 높이가 3m나 되는 폭포도 몸부림치며 뛰여넘는다. 그와중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오로지 고향의 강으로 되돌아가는데 전력한다. 떼를 지어 이동중에 죽음의 위험도 감수한다. 곰이나 가마우지같은 동물들의 먹이로 되고 인간 낚시꾼들에게 잡히고 공장에서 배출한 오염 물질에 희생된다.


연어는 그 길고 고통스런 려행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산란과 죽음속에서 그 의미를 완성한다.

고향을 향한 연어들의 력동적인 몸부림, 그 처절하면서도 장엄한 순환은 방송을 보는 내내 커다란 충격과 전률을 주었다.

2

동물의 세계에서 생존 및 생식을 위한 본능 못지않게 중요한 본질적 행동요소가 있다. 집으로 향하는 본능 즉 귀소본능(归巢本能)이다.


바다의 넓이를 헤가르고 강물의 급물살을 거스르는 연어의 험난한 려정은 흡사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 인간에게도 그 회귀본능은 적용되며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 정감어린 귀소의 종착역이 바로 고향이다.


고향은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일상에 지친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마음의 안식처다. 고향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사람의 생각을 이끄는 힘도 있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도 있다.


급변하는 시대, 경쟁이 소요되는 사회에서 현대인은 회귀본능의 연어처럼 근원적인 존재확인에 목말라하면서 본능적으로 각인된 고향의 내음을 찾아 귀향길에 오르고 있는것이다.


3

“연변, 떠났던 농민이 돌아온다”는 신문기사를 반갑게 접했다.

“땅을 버리고 떠났던 허다한 농민들이 다시 농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향후 정부의 경작지 우대 정책이 속출할것에 대비하면 땅은 이제 농민들에게 있어서 큰 자산이다. 과거 땅을 버리고 타향벌이에 나섰던 많은 조선족 농민들이 경제침체 여파로 륙속 귀국하면서 다시금 땅을 찾는 붐이 연변에서 한동안 일어날 전망이다.”고 기사는 전하고있다.


땅을 버리고 처자 리별하고 고향을 떠나 타지방과 외국의 로무수출에 생계를 걸었던 이들이 이제 타향이나 외국에 가서 하는 고생만큼 고향에서 열심을 보이면 땅은 한번 믿어볼만한 장사라는 계산때문에 이한 귀소의 현상이 일고있는것이였다.

한편 “돌아온 조선족 모친”이라는 보도에서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품에 안은 어머니들의 일례를 들고있다.


장춘시 조선족중학교 학생 1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부모가 귀국한 학생이 46.6%인것으로 나타났다.


오랜만에 고향땅을 밟은 어머니들은 "애들이 어딘가가 많이 달라졌다. 성적도 떨어지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됐다. 아이를 위해 돈을 벌러 갔지만 실상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것은 엄마, 아빠의 사랑이라는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가 힘들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면서 "지금이라도 아들을 지켜줄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감수를 토했다.


현대인들에게서 생계를 위한 리소(离巢)적 압박은 아주 큰것이다. 그러나 그에 따른 귀소야 말로 일상의 압박을 극복할수 있는 힘의 원천이 아닐가. 연어에게 자신이 태여난 곳으로 돌아와 새로운 세대를 잉태하게 하는 모천은 인생살이 고리의 종착점이자 시발점이기도 하다. 그처럼 우리에게도 고향에 돌아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에 감사하고 재충전을 할 시간은 필요하다.


단지 욕망이 가리키는 양지만을 찾아 갈지(之)자 행보를 하던 행태에서 벗어난 고향에로의 회귀, 이러한 리향과 귀향의 아픔들이 우리 공동체사회가 직면한 진통의 현실에서 벗어나 한 단계 성숙을 위한 성장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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