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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애플, 소송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8.30일 10:36
전투에서 이기고도 전쟁에서는 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국지전에 매달릴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쟁이 그럴 것 같다.

이 전쟁의 본질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는 싸움이다. 핵심적인 싸움터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시장이다. 싸움의 본질은 누가 더 좋은 제품을 싸게 잘 만들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것이냐의 문제다.

그 본질에서 지금은 애플보다 삼성이 우위에 있는 듯하다. 삼성이 발 빠른 신제품 개발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안 애플은 과거의 향수에 젖어 경쟁 업체를 비방하는 데 더 애쓰는 분위기다.

삼성은 시장에 신제품을 쏟아내지만 애플은 법정서 과거 이야기를 한다.

초반 판세는 완전히 애플 페이스였다. 아이폰은 휴대폰 시장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본격적인 의미에서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혁신의 프리미엄을 마음껏 누렸다. 그 어떤 업체가 만든 제품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세계 1위를 달리던 노키아를 필두로 휴대폰 주요 제조업체들은 추풍낙엽처럼 나뒹굴고 말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희한하게도 애플 자신이었다.

지난해 4월 애플이 삼성을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충분히 이해된다. 시장 방어를 위해서는 필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이 길어지면서 실제로 이득을 본 곳은 애플이 아니라 삼성이다.

애플은 일부 삼성 제품을 판매 금지시키는 등 법정에서 잠깐잠깐 희열을 맛봤다. 하지만 시장은 달랐다. 소송이 가열되면서 갤럭시의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사실상 아이폰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판매대수도 급상승했다. 급기야 삼성은 애플을 꺾고 시장 1위에 올랐다. 삼성 휴대폰 사업의 위기를 거론하던 게 불과 1년 반 전이다. 그런 삼성을 세계 1위로 만든 일등공신은 애플 소송이다.

삼성이 1위를 한 데는 물론 품질이 뒷받침 해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거나 합의로 짧게 끝냈더라면 갤럭시의 인지도 확산 속도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수도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법의 심판대에서 세워 징벌하려 하였으나, 실제로는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만든 것이다.

애플의 집념은 최근 소송의 주요 승부처인 미국 법원에서 대승을 거두게 했다. 삼성의 특허 침해가 인정됐고 거액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는 평결이 나왔다. 애플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완전한 헛발질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플에겐 그러나 이 결과는 약(藥)보다 독(毒)일 수 있다. 소송 승리를 시장 승리로 직결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혁신이다. 그런데 요즘 애플한테서는 그 무기가 별로 안 보인다. 그보다 과거의 혁신을 바탕으로 현재의 시장에서 특혜를 유지하려고 하는 듯하다. 게으르고 오만해졌다. 소송 승리가 독이 될 수 있는 근거다.

소송의 실리(實利)도 크지 않다. 배심원 평결이 최후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장담 못 한다. 삼성 항소로 소송은 계속될 것이다. 특허를 침해했다는 제품도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과거 제품은 이미 품절됐거나 얼마든지 특허 침해를 회피할 수 있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 등 현재 주력 제품은 이미 소송의 사정거리 밖에 있다. 갤럭시노트2, 아티브 등 신병기 또한 발진 태세를 이미 끝마쳤다.

‘아이폰 쓰나미’ 이후 삼성은 숨 돌릴 틈 없이 전력질주하고 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아직도 우려먹고 있다. 아이폰4 이후 혁신의 칼날은 무디어졌다. 삼성이 세계 1위를 한 것은 한국 사람들의 애국심 때문이 아니다. 애플의 독주와 오만에 대한 세계 소비자의 견제 심리에 삼성이 전력 질주로 화답한 덕분이다. 법정 분쟁 중인 ‘베끼기 논란’의 진실과 무관하게 객관적인 시장 상황이 그러하다.

아이뉴스24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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