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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지고… 안기고… 꿈결같은 ‘바다와의 동행’

[기타] | 발행시간: 2012.09.05일 15:12

# 하늘서 바라본 바다…바다서 바라본 하늘

몰디브의 공항은 좁고 어두웠다. 1980년대 우리나라 시외버스정류장 같았다. 붐비는 사람들을 피해 퀴퀴한 냄새를 뚫고 밖으로 나왔다. ‘우와~’ 나오자마자 터지는 탄성. 눈앞엔 완벽한 아쿠아마린 빛깔 바다가 넘실대고 있었다. 에메랄드그린이라고 해도 좋았다. 어두컴컴한 잿빛 공항과 어울리지 않는 눈부신 바다. ‘몰디브에 왔음’을 알려준 것은 바다였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1200여 개의 산호섬. 리조트가 있는 하다하 섬은 남쪽 끝부분 적도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선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요트를 타고 또 한 시간을 가야 했다. 두두두두두왜애애애애앵~~.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몰디브 하늘로 날아올랐다.

바다는 로열블루 빛깔의 도화지였다. 도화지 위 섬은 먹물을 떨어뜨려 놓은 듯했다. 먹물 방울이 번져나간 자리마다 에메랄드빛이 테두리를 만들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미생물의 모습과도 같았다. 손을 갖다 대면 ‘꿈틀’ 움직일 듯싶었다. 다양한 모양의 터키석이 파란 융단 위에 올려져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섬을 감상하는 동안 한 시간은 금방 흘렀다.

요트로 갈아타고 바다 위를 질주했다. 이번엔 구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름 또한 아이스블루빛 하늘에 작품을 그리고 있었다. 새처럼 날아오르고 산처럼 포근히 내려앉았다가 솜털처럼 잘게 쪼개졌다. 몽실몽실 양털이 되었다가 우아한 학처럼 두 날개를 펼쳤다.

구름의 ‘행위 예술’ 또한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 긴 여정만큼 내가 대자연의 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을 떠난 지 열다섯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저 멀리 하다하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4일간의 파라다이스. ‘천국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 모든 것을 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모든 여행에 ‘공식’ 같은 건 없지만 몰디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자고, 걷고, 먹고, 보고, 듣고, 마시고, 뛰고, 타고, 헤엄치고… 이 모든 것을 할 자유가 있는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변을 걸어도 좋고 이글대는 햇볕 속에서 카약을 타거나 스노클링을 해도 된다. 하염없이 바다만 쳐다보고 있거나 비치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것도 더할 나위 없다. 워터빌라 테라스에 나와 그저 앉아 있기만 해도 좋다. 철썩… 퐁당… 촤르르… 점프를 하거나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물고기들이 빚어내는 기가 막힌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그렇듯 내 여행의 공식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였다. 몸이 원하는 대로, 가슴이 원하는 대로. 모든 걱정은 한국에 돌아가서 하는 걸로. 구명조끼만 믿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살찔 걱정은 접고 다양한 음식들의 맛과 향을 만끽했다. 아이들처럼 최대한 귀엽게, 하늘을 향해 ‘큰 대(大)자’로 점프하며 사진도 찍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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