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남뉴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인물로 지목된 학부모가 황당한 입장문을 올린 가운데, 방송인 허지웅이 “선이란 게 있다”며 일침을 날렸다.
12일 허지웅은 자신의 SNS에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것이 악성 민원으로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이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중 한 구절”이라고 설명하며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들을 정상이라 생각할까”라고 기재해 업로드했다.
그는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며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허지웅은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손이 친구의 뺨에 맞았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동안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앞서 지난 5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가 유성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틀 뒤인 7일 끝내 숨졌다. 대전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에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로 해당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이후 수년간 악성 민원을 받아왔다. 아동학대 사건은 결국 무혐의로 종결됐고 A씨는 다른 학교로 옮겼으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신적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원을 넣었던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 사업장이 공유되기도 했다. 해당 가게 출입문에 항의 쪽지가 빼곡하게 붙는 등 불매 움직임이 이어지자, 프랜차이즈 가맹점 측은 영업 중단 조치를 취했고 끝내 11일 가맹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신고했다?
사진=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민원 학부모로 알려진 B씨는 이날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019년 1학기 초부터 아이 행동이 이상했다. 2학기가 끝나갈 무렵 틱 장애증상이 있는 걸 알게 됐다”며 “같은 반 친구와 놀다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B씨는 “아이가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하셨고, 교장실로 보냈다”며 “면담에 앞서 선생님께 아이 잘못을 인정했고, 아이에게도 선생님께 사과하라고 지도했는데, 선생님은 면담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나는 내내 병가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생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며 “학폭위를 열어 선생님 담임배제와 아이와 다른 층 배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B씨는 “숨진 교사가 지난해 아들의 옆 교실에 배정되자 대전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외에 개인적 연락이나 면담은 일절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