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남뉴스
35년 차 명품 배우 이달형(56)이 15년 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4일 방송한 MBN '특종세상'에서는 드라마 '대조영', 'TV소설 삼생이' 등에서 감초 같은 역할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배우 이달형의 인생사를 담았다. 이달형은 최근 서울을 떠나 강원도 원주에서 라이브 카페를 개업했다며 최근 근황을 알렸다.
가게 개업을 앞두고 이달형은 원주에서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사실 제가 돈이 넉넉하지 않아서 친구에게 힘을 빌렸다. 친구와 함께 동업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랜 배우 생활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많이 모으지 못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특히 배우들은 그런 면이 있다. 돈이 벌릴 때 확 들어오고, 꾸준히 가기도 힘들다"라며 "그런데 제가 계획성 없이 돈을 쓰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주머니가 가볍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눈길을 헤치고 아버지 묘소를 찾은 이달형은 "아버지께서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다. 나라에서 인정한 국가 유공자이지만 저에게는 애증의 대상"이라며 담담하게 가정사를 고백했다. 그는 "저에게 아버지는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나를 돌보지 않으셨으니까. 나도 아버지가 있는데 왜 혼자 떠돌아다녀야 하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부터 생활고에 시달렸던 이달형은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기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젖먹이를 홀로 돌볼 수 없어서 친척 집에 아들을 맡겼고, 이러한 떠돌이 생활은 10년 넘게 지속되었다고 한다.
이제서야 아버지 이해해
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
사진=MBN '특종세상'
결국 눈칫밥을 먹으며 성장하던 이달형은 중학교 1학년 때 가출을 감행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혼자 살았는데, 잠잘 데가 마땅치 않아서 건물 지하, 아파트 옥상, 교회 기도실 같은 데서 잤다. 아파트 지하 보일러실도 춥더라. 심지어 장례식장 로비에서도 잔 적이 있다"라며 "갑자기 눈물이 팍 쏟아지더라.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싶었다"라고 털어놔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이달형은 허드렛일을 병행하며 학교를 졸업했다고 한다. TV에 나오는 것이 목표였던 그는 결국 군 제대 이후 극단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명품 조연 배우로 거듭났다.
이제 아버지를 용서했다고 밝힌 이달형은 "내가 절대 아버지처럼은 안 살겠다 그랬는데 요즘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 오죽하셨으면 그랬겠냐.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게 몇 년 되지 않았다. 이제는 원망했던 기간만큼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홀로 살고 있는 이달형은 슬하에 13살 늦둥이 아들을 두고 있다. 기숙 학교에서 학업에 전념하는 아들에게 그는 "엄마랑 헤어지게 된 것도 미안하고, 부모를 따로 만나게 되는 것도 미안하다"라며 "앞으로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좋은 아빠가 될 거다. 아들에게는 내가 어렸을 때 받지 못한 사랑을 충분히 주고 싶다"라고 밝혀 먹먹함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