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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에서 남자가…” 女 수치심 논쟁 갑론을박

[기타] | 발행시간: 2012.10.12일 17:31

[쿠키 사회] 인터넷에서 ‘여성의 성적 수치심’ 논쟁이 벌어졌다. 여탕에서 남성들과 마주친 한 20대 기혼 여성의 경험담이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어디까지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남녀 네티즌의 설전으로 번지면서 여론을 반으로 갈랐다.

12일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지난 10일 밤 9시 목욕탕에서 안내방송을 듣지 못하고 남성들과 마주쳐 목욕탕 측과 마찰을 빚은 26세 기혼 여성의 경험담이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 11일 오전 작성된 이 글은 24시간 만에 36만6000건 이상의 조회수와 770건 이상의 추천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 여성은 수건으로 몸을 가리지 않은 상태로 목욕탕 사우나에서 밖으로 나가다 남성들과 마주치는 봉변을 당했다며 장문의 사연을 적었다. 여성과 마주친 남성들은 시설물을 수리하기 위해 여탕으로 잠시 들어간 목욕탕 사장과 직원이었다. 앞서 여성인 세신사(목욕관리사)와 매점 직원은 “여탕에 남성이 있으니 나오지 말라”고 고객들에게 알렸으나 이는 사우나 안에 있는 이 여성에게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남성을 보고 깜짝 놀란 여성은 목욕탕 측에 항의해 사과와 환불을 받았지만 배우자가 아닌 다른 남성에게 자신의 전라를 보여준 수치심까지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여성은 “다른 남자가 내 몸을 봤다는 내용의 글을 적는 것조차 수치스럽다. 자려고 누웠는데 한숨만 나왔다. 남편에게도 미안해지고 온갖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적었다.

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이 여성의 경험담은 일부 남성 네티즌들이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어디까지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설전으로 이어졌다. 남성 네티즌들은 “목욕탕 사장과 직원에게 고의가 없었고 여성이 사과와 환불 제의를 수락한 만큼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목욕탕이 인터넷 고발로 손실을 입는다면 여성이 느낀 수치심의 대가치고 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 네티즌들의 생각은 달랐다. 여성의 성적 수치심이 단순히 사과나 환불 등 후속 조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여성 네티즌은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나체를 보였을 때 어느 정도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지 목욕탕 사장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세신사와 매점 직원이 같은 여자로서 수치심을 갖고 있다면 피해 여성을 충분히 배려해야 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남녀 네티즌의 이 같은 설전은 “몸매가 좋지 않은 기혼 여성은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일부 남성 네티즌의 악의적 조롱과 남성역차별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더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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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사장과 직원에게 고의가 없었고 여성이 사과와 환불 제의를 수락한 만큼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목욕탕이 인터넷 고발로 손실을 입는다면 여성이 느낀 수치심의 대가치고 과하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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